'부동산 빙하기'에도 틈새는 있다? 공급부족 지역 릴레이 분양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 창밖으로 보이는 아파트 단지들의 모습. 뉴시스

규제 적은 레지던스 분양도 주목

최근 부동산 시장은 극도의 침체에 빠져 있다. 1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7879만 원으로 전달(12억8058만 원)보다 하락했다. 아파트값이 떨어져도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거래 절벽’을 넘어 ‘거래 실종’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청약 시장도 부진하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달 수도권에서 공급된 9개 분양 단지의 청약 당첨 평균 커트라인은 12.8점(1순위 해당지역 기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수도권 분양 8개 단지의 청약 당첨 평균 커트라인 38.1점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부동산 빙하기’에도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있는 ‘틈새 시장’을 겨냥해 공급을 집중하고 있다.

우선 아파트는 비교적 공급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가을철 분양 릴레이가 예상된다. 아파트 분양 소식이 뜸한 지역에서는 새 아파트의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KB에 따르면 지난 7월 충남 계룡시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4% 올랐다. 계룡시는 준공 5년 이하 주택 비율이 17.2% 수준이다.

업계에선 이처럼 지방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진한 곳에는 신축 단지를 기다리는 수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경북 포항, 경남 사천, 전남 여수 등 지역에 이달 분양이 이어질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포항 남구 구룡포읍에서 678세대 규모 ‘포항 푸르지오 마린시티’를 분양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룡포읍은 지난 22년 동안 신규 아파트 공급이 없었던 곳”이라고 전했다. DL건설은 사천시 용현면에서 1047세대 규모 ‘e편한세상 사천 스카이마리나’를 분양할 예정이다. 용현면에서 11년 만에 신규 분양되는 아파트다.

아파트보다 규제가 덜한 생활숙박시설(레지던스)도 ‘틈새 투자처’로 관심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생활숙박시설은 아파트와 달리 취득세 중과 및 보유세 부담이 없다. 전매제한도 없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적용되지 않는다. 롯데건설은 울산 북구 산하동에 ‘울산 롯데캐슬 블루마리나’ 생활숙박시설을 하반기 중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5층∼지상 43층, 3개동, 전용면적 63∼259㎡ 총 696실 규모다. 이 단지는 대지 면적만 약 10만8708㎡에 달하는 역대 최대규모 롯데리조트(예정) 안에 조성된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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