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만 모시던 백화점들, 요즘 K패션에 꽂혔다

송혜진 기자 2022. 9. 1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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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3사 '라이징 브랜드' 모시기 경쟁
"'20대 최애 브랜드' 있어야 매출 나와"
넷플릭스 드라마 '보건교사안은영'에서 배우 정유미가 입은 옷. 국내 신인 디자이너 브랜드 '렉토' 제품이다. 최근 신세계백화점은 영패션 전문관을 리뉴얼하면서 '렉토' 같은 국내 패션 브랜드 14개를 새로 입점시켰다. /넷플릭스

해외 명품을 주로 앞다퉈 모시던 백화점 3사가 최근 국내의 떠오르는 소위 ‘라이징 브랜드’ 모시기 경쟁에 돌입했다. 20~30대 젊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영패션 전문관을 앞다퉈 리뉴얼 하면서 브랜드 입점 경쟁에 돌입한 것이다. ‘K패션은 인기가 없다’는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버리고, 수수료까지 대폭 낮춰주며 온라인에서부터 빠르게 반응을 얻고 있는 신진 토종 패션 브랜드에게 먼저 고개를 돌리는 모습이다.

◇명품만 찾던 백화점이 요즘 K패션에 꽂혔다?… 라이징 브랜드 모시기 ‘경쟁’

신세계백화점이 최근 재단장한 강남점 5층 영패션 전문관에 입점한 W컨셉.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강남점 5층에 3306㎡(약 1000평) 규모의 영패션 전문관을 소위 ‘뉴컨템포퍼리’ 장르 위주로 새롭게 재단장했다. 25세~35세 소비자를 겨냥, 14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렉토를 비롯, 샵아모멘토, 베이스레인지, 아치더, 르비에르, 던스트, 이얼즈어고, 노프라미스, 킨더살몬, LCDC, 인사일런스, 유스, 레이브, W컨셉 같은 브랜드가 처음으로 입점했다. 이 중 절반은 신세계에만 들어간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앞으로 한국 최신 인기 디자이너의 브랜드를 소개하는 팝업을 ‘뉴스테이지’라는 이름으로도 소개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도 젊은 핵심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 신인 디자이너 브랜드를 계속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길거리 브랜드로 시작했지만 어느덧 매출 400억원을 바라보는 '디스이스네버댓'. 10대 사이에선 '한국산 명품'으로 통한다. /디스이스네버댓.

현대백화점도 최근 젊은 신인 디자이너 브랜드를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계속해서 들여온 경우다. 지하 2층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에 디스이즈네버댓을 들여와 인기를 끌었고, 이후 쿠어, 인사일런스, 엔트런스, 모노하 같은 온라인 패션 브랜드들을 처음으로 13개나 잇따라 첫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시켜 인기를 끌었다. 더 현대서울 개점 이후 1년 6개월 동안 소개한 국내 신진 브랜드가 150여개. 지난 달까지 140여개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도 열었다.

◇20대는 ‘최애 브랜드’ 있어야 백화점 온다

현대백화점 여의도 더현대 서울의 '더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에 들어선 '모노하' 매장. 현대백화점은 20~30대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1년 반 동안 국내 150개 신인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개해왔다.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이 과감하게 150여개 브랜드를 소개해 온 가장 큰 이유는 20~30대가 온라인에서 자주 접한 브랜드의 옷이 많을수록 그만큼 그 연령대의 고객이 백화점에 유입되는 효과도 크다는 사실을 빠르게 체감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을 열고, 특히 더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에 유치한 신진 디자이너 매장의 단일 점포 신규 매출이 보통 1억~3억원에 달했다. 이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54.2%나 됐는데, 이건 더현대 서울을 제외한 현대백화점 15개 점포의 20~30대 매출 비중(25.3%)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젊은 고객을 유인하는 브랜드가 있어야만 그 연령대의 백화점 매출도 올라간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이에 더현대서울의 성공 모델을 지난 1월 판교점 유플렉스관을 재단장할 때도 적용했다. 온라인에서 이름을 얻은 브라운야드, 원더월 같은 20여 개 새 브랜드를 소개했다. 지난 달 대구점 리뉴얼 때도 ‘호텔더일마’, ‘배드블러드’ 같은 신규 브랜드 10여 개를 새로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달 부산본점에서 ‘마뗑킴’ ‘L.e.e.y’ ‘보카바라’ ‘분더캄머’같은 16개 국내 신인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개하는 임시매장을 열었다.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도 본점의 대대적인 재단장을 통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작년부터 영패션관을 계속 재단장하는 한편, 최근 본점 뷰티관을 열면서 탬버린즈, V&A 같은 20~30대가 좋아하는 국내 라이징 브랜드를 채웠다. 지난 달 부산본점에선 ‘마뗑킴’ ‘L.e.e.y’ ‘보카바라’ ‘분더캄머’같은 16개 국내 신인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개하는 임시매장을 열었다. 잠실점에도 ‘노이스’ ‘레더크래프트’ 같은 국내 남성 신인 브랜드를 계속 입점 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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