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어민 강제 북송은 헌법 부인·사법 방해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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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시절 발생한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이 적법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불법행위라는 주장이 법무부 발행 학술지를 통해 공개됐다.
12일 법학계에 따르면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법무부 통일법무과 학술지 '통일과 법률'에 실은 '귀순 의사를 표시한 북한 범죄혐의자의 강제 북송에 관한 법적 고찰'이라는 논문에서 강제 북송을 "행정부의 간접살인"으로 규정하고 관련자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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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다운 기자 = 문재인 정부 시절 발생한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이 적법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불법행위라는 주장이 법무부 발행 학술지를 통해 공개됐다.
12일 법학계에 따르면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법무부 통일법무과 학술지 '통일과 법률'에 실은 '귀순 의사를 표시한 북한 범죄혐의자의 강제 북송에 관한 법적 고찰'이라는 논문에서 강제 북송을 "행정부의 간접살인"으로 규정하고 관련자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귀순 진정성' 있어야 국민?…"국민 보호 의무 축소하는 위헌 행위"
제 교수는 먼저 '귀순의 진정성'이 없어 북송했다는 주장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2019년 11월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북송 어민들이) 자필 귀순 의향서를 작성했으나 동기·행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귀순 의사에 진정성이 없는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제 교수는 헌법의 영토·국민 조항에 비춰볼 때 "자의로 북한의 지배력을 벗어난 주민은 국민으로 보호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며 "이를 부인하는 것은 헌법과 통일을 부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과거 서독 연방헌법재판소가 동독 탈출 주민에 대해 '모든 독일인은 서독의 보호 영역 안에 들어오면 그가 보호 신청 의사를 포기하지 않는 한 권리가 인정된다'고 한 판례를 인용하면서 "귀순 의사 표시를 대한민국 국적 인정 요건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고 했다.
재판 아닌 '합동 조사'로 유죄 판단…"행정부의 사법 방해행위"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7월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합신(합동신문)에는 여러 부처와 경험·역량 있는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이런 전문가들의 조사 결과가 정권이 바뀌었다고 뒤집어질 수는 없다"며 탈북어민들의 살인 혐의가 입증돼 북송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제 교수는 관계기관 합동 조사 결과에 어떤 법적 증거능력도 없다면서 조사팀의 자의적 유죄 판단과 이를 근거로 한 북송은 위법하다고 했다.
그는 "합동 조사는 북한에서의 행적을 조사하는 등 행정절차"일 뿐이라며 "영장주의, 변호인 조력권, 불리한 진술 거부권 사전 고지 등 적법절차가 준수되지 않는 등 범죄수사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했다.
이어 "수사기관이 살인 혐의자들을 수사·기소하고, 법원이 재판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도 (어민들을 강제 북송해) 이를 원천 차단한 것은 권력분립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일종의 사법 방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최소한의 북송 절차 안 지켜…직무유기·직권남용 혐의"
제 교수는 '과거에도 비슷한 북송 사례가 있었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그간 북송사례와 비교해봐도 2019년 북송에서는 최소한의 인도적 고려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현행법상 우리 국민이 북한에 들어가는 행위에 대한 법적 규율은 남북교류협력법상 '북한 방문'과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점거 지역으로의 '탈출'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 외에는 북한 출신의 조난·표류자 등 원치 않게 남한으로 넘어온 사람들이 송환을 원할 때 인도적 차원에서 돌려보낸 것으로 "형법상 정당행위"라고 강조했다.
반면 "(강제 북송된) 탈북어민의 경우 북한방문 승인 절차를 밟지 않았고, 인도적 송환 때처럼 북한 귀환 의사를 밝히지도 않아 강제 북송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관련 당국자들은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의 혐의가 짙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이준범 부장검사)는 대통령기록관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서훈 전 국정원장,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 주요 피고발인 등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all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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