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커피 가격 또 오르나.. 다시 꿈틀대는 원두 가격
한동안 잠잠하던 커피 원두 가격이 최근 다시 들썩이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후로 세계 최대 커피 산지인 브라질의 원두 작황이 작년 크게 악화됐는데, 그 여파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에 따른 커피 흉작(凶作) 사태는 앞으로 전세계에 걸쳐 계속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어서 소비자들은 ‘최애(가장 좋아하는)’ 기호품인 커피를 줄여야 하나 노심초사하고 있다.
전세계 커피 소비의 60~70%를 차지하는 아라비카 원두 선물 가격은 지난달 23일 미국 뉴욕ICE선물거래소에서 1파운드(약 454g) 당 2.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중순 1.99달러로 연저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올라 한 달여 만에 20% 상승한 것이다. 2020년 말 1달러대 초반에서 움직이던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작년 여름 세계 최대 커피 산지인 브라질이 100년여 만에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서리를 맞는 등 자연 재해를 입으면서 연간 2배 가까이 폭등(1.28→2.5달러)했다. 원두 가격은 올해 2월 정점(2.58달러)을 찍고 나서 5개월 가까이 안정화됐다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원두 가격이 꿈틀대는 것은 작년 재해에 따른 커피 나무 손상의 영향으로 올 하반기 수확량이 크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작년 정도는 아니지만 올해 역시 남미 지역에 가뭄과 서리가 간헐적으로 반복되는 탓도 있다. 브라질 아라비카 원두의 재배 주기는 통상 2년으로 짝수 해의 수확량이 홀수 해보다 훨씬 많은 것이 특징인데 올해는 예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브라질 커피협동조합 호세 마르코스 마갈량이스 회장은 “2020년 조합 원두 생산량은 220만 포대였지만 올해는 100만 포대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재해에 따른 작황 부진이 만성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호주기후연구소는 2050년 커피 재배 면적이 절반 가량 사라지고, 2080년 야생 커피가 멸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 큐 왕립식물원 연구팀은 2038년 커피 생산량이 40~50%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이에 시장에서는 높은 온도에서도 잘 자라는 품종(스테노필라)을 발굴하거나 실험실 세포배양 및 식물 폐기물로부터의 성분 추출 등을 통한 ‘대체 커피’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나 맛이나 향, 생산량 면에서 기존 원두를 대체하려면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많다.
커피 브랜드 업체들은 원두 가격 급등세에 올 들어 적극적인 커피값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업계 1위 스타벅스코리아가 올초 아메리카노 등 23종의 음료가격을 최대 400원 올린 것을 비롯해 할리스(100~400원), 투썸플레이스(100~400원), 탐앤탐스(100~300원) 등 주요 프랜차이즈들이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최근 원두 시세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자 소비자들은 커피값이 조만간 또 인상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수입 생두(로스팅 하기 전)에 부가가치세를 면제하고, 원두에 매기는 관세를 없애는 할당관세를 적용해 커피 구입 부담을 낮추는 정책을 시행한 상태다.
하지만 일각에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에 1700여개 매장을 거느린 1위 업체 스타벅스의 경우, 볶은 원두를 수입하기에 면세 받지 못하는데다 면세 혜택을 받더라도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낮아 커피값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에 따르면 면세 혜택은 커피 한 잔당 평균 30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 강북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37)씨는 “인건비 및 관리비. 다른 원재료 가격 상승 문제도 심각해 커피값을 100원도 내리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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