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킹달러'에 외국인 이탈 가속화..8월 미국 CPI 주목
8월 CPI서 물가 피크아웃 확인 시 긴축 우려 완화 기대
유럽, 노드스트림 가스공급 중단·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강달러 악순환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 상단 1450원 열어둬야"
지난주(9월 5~8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달러가 역사적 고점 수준까지 튀면서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이어졌고, 코스피지수는 수급 악화로 24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주 코스피지수 하락을 이끈 건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였다. 외국인 투자자는 한 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4672억원을 판 것으로 집계됐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이 연일 오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 1384.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09년 3월 30일 1391.50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손을 우려해 국내 주식을 대거 정리하곤 한다.
특히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7752억원)를 가장 많이 판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반도체 업황 우려가 겹치면서 시가총액 상위종목부터 정리했다. 이어 한국항공우주(1476억원), 두산에너빌리티(825억원) 등도 순매도했다.
반면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곱버스’ 상품인 KODEX선물인버스2X ETF를 761억가량 담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다. 이어 현대차(656억원), LG화학(409억원), 기아(278억원) 등도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개인, 기관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3조1445억원, 3359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 투자자가 던진 삼성전자 물량은 개인이 고스란히 받아냈다. 이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7059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일 하락하며 8일 5만5600원으로 마감해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에 이어 한국항공우주(1325억원), 두산에너빌리티(1000억원), KODEX 레버리지 ETF(970억원) 등도 순매수했다.
◇미국 8월 소비자물가 발표 주목...”유럽 위기로 달러 강세 지속”
이번 주(9월 13~16일)에는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CPI)가 발표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13일 발표될 8월 CPI 숫자에 따라 주요국 증시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8월 CPI에서 물가 피크아웃을 확인한다면 긴축 우려가 완화해 강달러 현상이 다소 누그러질 수 있어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미국 CPI 상승률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전월 동월 대비 8.1% 정도로 모아지고 있다”며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의 주된 요인은 크게 에너지 가격과 식품, 주거비용 등으로 요약되는데, 이 중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화하면서 물가 둔화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도 대외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움직일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 이후 한국 등 주요국 증시는 주가 복원력이 취약해진 상태”라며 “이달 예정된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 정책회의, 주요국들의 인플레이션 지표 등 매크로 민감도가 여전히 높아 시장 심리 호전을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달러 흐름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기조를 보이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국내 증시에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
김준영 흥국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시장의 예상대로 4.0%까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했지만, 연준은 여전히 매파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강한 고용과 양호한 소비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경제 상황이 달러 절상 요인”이라며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 상단도 145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럽에서 발생한 악재도 강달러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노드스트림1 파이프라인이 잠정 폐쇄됐는데, 러시아가 누출을 근거로 파이프라인 운영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 경기의 지속적인 둔화와 물가 급등 여파로 유럽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공포에 직면한 상황에서 에너지 공급 우려가 재차 불거지게 됐다”며 “이번 러시아의 가동 중단 조치로 가격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 정책회의를 앞둔 점도 불안 요소다. 김 연구원은 “ECB는 정책금리를 75bp(1bp=0.01%) 올릴 예정인데, 물가 상승세는 저지할 수 있겠지만 경제 전반이 냉기에 노출될 수 있다”며 “유로화가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면 109포인트를 상회하는 달러인덱스는 위를 향해 좀 더 움직일 수 있고, 이는 그대로 원·달러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롤드컵 5회 우승에도 ‘T1’은 만년 적자… 선수 연봉 오르는데 수익 모델 없어
- 벌금·과태료 더 걷고, 직원할인 혜택에도 과세… 내년 세수 쥐어짜기 나선 정부
- [사이언스카페] 솔로는 우울증 위험 80% 높다
- 방산 수출 때 국회 동의 받으라는 민주당… 업계 “수출에 찬물”
- 11월도 ‘공모주 수퍼먼스’인데… 새내기株 연속 흥행 참패에도 계속되는 뻥튀기 공모가
- 삼성전자, 中 반도체 공장 노후장비 매각 시동… “방안 모색 초기 단계”
- 40주년 앞둔 쏘나타, 얼굴 바꾸니 美 판매량 급증
- [단독] 14년 우여곡절 끝에 운항 멈춘 한강 유람선 아라호, 8번째 매각도 유찰
- 축구장 100개 규모 연구소에 3만5000명 채용하는 화웨이… 노키아·에릭슨·삼성전자는 감원 바람
- 현대건설,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 원전 설계 계약 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