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액션] 'B팀 에이스가 히어로로' 인천 김민석 "내 이름이 불려 소름"
[인터풋볼=박지원 기자(수원)] 2002년생 루키가 사고쳤다. 프로 첫 골이 팀의 파이널A행을 확정 짓는 극적골이었다. 팬들은 이름을 연호했고, 김민석은 "믿기지 않고 소름이 돋았다"며 득점 당시를 회상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1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31라운드에서 수원 삼성과 3-3으로 비겼다. 이로써 인천은 승점 48로 정규 라운드 잔여 경기와 상관없이 파이널A를 확정 지었다.
드라마였다. 인천은 전반 41분 이강현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그러나 후반 들어 급작스럽게 무너져 내렸다. 후반 11분, 후반 15분 고명석에게 연속 헤더골을 내주더니 후반 29분에는 오현규에게 페널티킥(PK) 실점을 기록했다.
후반 45분까지 추격골조차 나오지 않아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인천은 포기하지 않았고, 끝내 균형을 맞췄다. 후반 추가시간 1분 델브리지의 패스를 받은 김대중이 헤더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더불어 종료 휘슬까지 '7초'를 남겨 두고 김민석이 문전 발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인천은 극적 무승부로 9년 만에 파이널A에 올라서게 됐다.
극장골의 주인공 김민석은 경기 종료 후 수훈 선수로 지명됐다. 김민석은 "오늘 1-3으로 지는 상황에서 감독님이 믿고 넣어줬다. 보답할 수 있어서 기분 좋은 하루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득점 상황과 관련해 "종료 시간이 다 돼서 델브리지와 (김) 대중이 형이 다 올라가 있었고, 감독님이 내게 세컨볼을 따라고 지시했다. 감독님 말을 따르고자 했다. 이에 대중이 형이 떴을 때 뒤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공이 와서 득점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김민석은 득점 후 음바페 세리머니를 했다. 이에 "엔트리가 나왔을 때부터 골을 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도혁이 형과 같은 방을 쓰는데, 형이 내게 '골 넣으면 세리머니 뭐 할 거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음바페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서로 장난스럽게 얘기를 나눴다.(웃음) 바랐던 대로 골을 넣어 정말 기쁘고, 꿈만 같다. 제일 좋아하는 선수가 음바페다"라고 전했다.
김민석의 아버지가 경기장을 찾았다. 김민석은 "아버지를 찾고자 경기장을 둘러봤는데 찾을 수가 없었다. 평소에 아버지와 축구 얘기를 많이 한다. 아버지가 자주 하는 말이 '네가 차 바꿔줄 때까지 지금 차 안 팔 거다'라고 한다. 그래서 볼 때마다 '외제차 사주겠다'고 말해왔다"라고 알렸다.
조성환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김민석을 향해 "(김민석이) 1년 동안 인내하고 칼을 많이 갈았다. B팀에서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라고 들었고, 훈련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솔로 플레이가 능하고, 스피드가 있기에 경기 운영 면만 잘 다듬는다면 팀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라고 극찬했다.
김민석은 "공격수이기에 드리블 돌파 훈련, 결정력 훈련에 집중하고 노력했다. 체형이 왜소한지라 개인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B팀에서도 몸이 좋았는데, 감독님이 알아봐 주어 경기를 뛰게 됐고 보답할 수 있었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동료들은 라커룸에서 뭐라 했을까. "형들이 라커룸에서 '너 때문에 살았다'고 말했다. 축하한다는 말들을 많이 해줬다"라고 뒷이야기를 알려줬다.
프로 데뷔 후 가장 뜻깊은 순간은 팬들이 자기 이름을 불러줄 때다. 김민석은 "홈에서 팬들을 볼 때마다 소름이 돋곤 했다. 오늘 골을 넣었을 때 팬들이 환호하고, 내 이름을 불러줬다. 정말 믿기지 않고 소름이 돋았다. '이 상황이 지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목표와 관련해 "(팀이) 파이널A에 진출했다. 이제부터는 시즌 전부터 말했던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중점으로 끝날 때까지 승리하는 것이 목표다. 개인적으로는 남은 경기에서 뛸 수만 있다면 팀의 승리를 이끌 수 있는 경기를 펼치는 것이다"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사진= 인천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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