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민혁 "가족 앞에서 양현종 선배에게 적시타..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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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26·두산 베어스)이 자신에게 주어진 단 한 번의 타석에서, 초구를 공략했다.
김민혁 타석에 날아온 '고교 선배이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양현종(34·KIA 타이거즈)의 공 한 개에 경기의 승패가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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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민혁(26·두산 베어스)이 자신에게 주어진 단 한 번의 타석에서, 초구를 공략했다.
김민혁 타석에 날아온 '고교 선배이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양현종(34·KIA 타이거즈)의 공 한 개에 경기의 승패가 갈렸다.
11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두산전 승자는 두산과 김민혁이었다.
김민혁은 2-2로 맞선 6회말 1사 2루에 대타로 등장했다.
마운드 위에는 이날 KBO리그 두 번째로 개인 통산 1천800탈삼진을 채운 '대투수' 양현종이 서 있었다.
김민혁은 양현종의 초구 시속 133㎞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쳤다. 이날 경기의 결승타였다.
두산은 KIA에 6-3으로 역전승했다.
역전 결승타를 만든 김민혁은 곧바로 대주자 권민석과 교체됐다.
김민혁이 그라운드에 서 있는 순간은 매우 짧았지만, 그가 남긴 여운은 길고 짙었다.
경기 뒤 만난 김민혁은 "(김태형) 감독님께서 '대타는 초구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하셨다. 전력분석팀에서 양현종 선배가 우타자를 상대할 때는 직구와 체인지업 위주의 투구를 한다고 분석했다"며 "직구 또는 체인지업이 눈에 들어오면 초구부터 공략하고자 했고, 다행히 적시타가 됐다"고 떠올렸다.
이날 전까지 김민혁은 양현종을 상대로 3타수 무안타 1삼진, 병살타 2개로 막혔다.
그러나 양현종 상대 첫 안타를 결승타로 장식하며, 두려움에서도 벗어났다.
사실 김민혁에게 양현종은 '고마운 고교 선배'다.
양현종은 꾸준히 모교 광주 동성고를 찾아 후배들을 격려하고, 야구용품 등을 선물한다.
양현종의 8년 후배인 김민혁도 학창 시절 '양현종 선배'의 선행을 보며 감명받았다. 동시에 "나중에 프로에서 양현종 선배와 제대로 투타 대결을 해보고 싶다"는 희망도 품었다.
김민혁은 "양현종 선배는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 투수다. 동성고의 자랑이기도 하다"며 "그동안 양현종 선배께 너무 약했는데, 오늘은 꼭 치고 싶었다. 중요한 순간에 적시타를 쳐 더 기쁘다"고 했다.
마침 이날 김민혁의 부모와 아내, 9개월 된 아들이 잠실구장을 찾았다.
자신을 가장 뜨겁게 응원하는 가족 앞에서 김민혁은 '대투수' 양현종을 처음으로 공략했다.
김민혁은 두산이 주목하는 '우타 거포 유망주'다. 그러나 아직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올해에도 1군에 머문 시간(44일)보다 2군으로 내려가 있던 시간(119일)이 길다.
두산 선배들은 김민혁의 마음을 다독이고 있다.
김민혁이 "형들이 예전에는 기술적인 부분을 조언해주셨는데 최근에는 '조금만 더 버텨라. 기회는 온다'고 격려를 자주 하신다. 심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김민혁은 세 차례의 실패(삼진 1번, 병살타 2번)를 거듭하다가 '양현종을 상대로 첫 안타'를 쳤다.
김민혁의 가족들과 두산 팬들은 실패를 반복하며 1군과 2군의 경계선에 서 있는 김민혁이 '붙박이 1군'을 확정 짓는 야구 인생의 결승타를 칠 날을 기다린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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