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코 사랑이 이끈 요리의 길.. '멕시코의 맛'을 전하다 [유한나가 만난 셰프들]

2022. 9. 1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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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몰리노' 진우범 셰프
美서 맛본 타코 계기 셰프로
멕시코 음식 법인 운영
업스케일 레스토랑도 오픈
또띠아 100% 옥수수 원물 사용
직접 정성껏 만들어
시그니처 메뉴 '몰레'
소스만으로도 주인공
고급진 '스테이크 타코'
길거리 음식 업그레이드
멕시코 음식 법인 몰리노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 진우범 셰프를 만났다. 멕시코 음식 법인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몰리노 프로젝트는 멕시코 음식에 특화된 F&B 관련 사업들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진 셰프는 이러한 작업을 이끌고 있는 수장의 역할을 맡고 있다. 진 셰프는 중학교 1학년 때 미국에서 경험한 타코가 너무 맛있어서 타코 트럭을 운영하고 싶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타코에 대한 애정이 어려서부터 남달랐다.
 
이러한 멕시코 음식에 대한 유난스러운 관심과 애정은 자연스럽게 그를 멕시코로 떠나게 만들었다. 멕시코시티의 꼬르동블루에서 음식의 기본기와 멕시코의 문화를 배우기 시작했고, 다양한 멕시코 지역을 여행했다. 꼬르동블루를 졸업한 후, 윌리엄스 소노마(Williams Sonoma)에서 멕시코 음식을 주제로 개최한 2018 베스트 셰프 멕시코 대회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더 월드 베스트 50’에서 5위에 오른 멕시코의 파인다이닝 ‘푸욜(PUJOL)에서 근무하다 코로나19로 확산으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과카몰리를 와디즈 펀딩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예상외의 성공을 거두었다. 이 일을 계기로 멕시코 음식을 테마로 한 본인의 사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몰리노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엘몰리노’를 성수에 오픈하게 되었다.
진우범 셰프
엘몰리노는 멕시코 음식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어서 만든 공간이다. 몰리노는 ‘갈아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이 단어는 우리나라로 치면 방앗간을 의미한다. 멕시코에서 또띠아의 원물이 되는 옥수수를 가는 곳을 몰리노라고 하기도 하지만 멕시코 요리의 시작을 옥수수를 갈아내는 과정부터로 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첫 번째 매장을 엘몰리노라는 이름으로 명명하게 되었다. 엘몰리노는 멕시코 음식도 업스케일 레스토랑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멕시코 퀴진에서 강조하는 전통적인 부분이나 테크닉, 맛, 향, 재료들을 사용하면서 동시에 한국의 로컬리티를 살려 소비자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직 멕시코음식이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의 소비자들에게 멕시코 음식이 스트리트 푸드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진 셰프가 음식을 하면서 많이 영향을 받은 사람은 엔리케 올베라라는 멕시코 셰프이다. 진 셰프가 멕시코에서 근무했던 푸욜의 셰프였는데 멕시코 음식을 처음으로 세계에서 다이닝화시킨 사람으로 멕시코 안에서는 매우 상징적인 인물이다. 멕시코 음식의 전통은 마야, 아즈텍문명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매우 오래되었는데 거기서 어떤 요소들을 세계적인 기준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진 셰프는 올베라 셰프의 철학을 많이 배우고 그 철학을 우리나라에서 펼쳐 보여주고 있다. 올베라 셰프가 강조하는 것은 사실 또띠아다. 수많은 멕시코 음식에서 떠오르는 건 타코, 살사인데 사실 그 아래 깔려 있는 또띠아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띠아는 실제 사용하는 옥수수의 종류, 찰기, 맛, 텍스처에 따라서 어떤 고기를 올리는지가 달라질 수 있으며 100% 옥수수 원물만 사용한다.
몰레
진 셰프의 첫 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몰레’다. 여러 가지 재료를 복합적으로 섞어서 만드는 음식이고, 초콜릿이 들어간 것으로 유명한 소스 개념의 음식이다. 멕시코에서는 이벤트, 중요한 행사, 누군가를 대접할 때 나가는 음식이다. 멕시코 음식의 정점에 있다고 표현할 수도 있는 음식이다.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에게는 호불호가 강하게 나누어지는 음식이지만 몰레라는 음식이 멕시코 문화나 역사를 잘 설명해주는 멕시코의 솔 푸드 같아서 시그니처 메뉴로 사용하고 있다. 메인 메뉴가 따로 없는 엘몰리노에서 유일한 메인 메뉴라고 할 수 있으며, 소스의 한 종류로 그 자체가 주인공이 될 수 있을 만큼 그 존재감이 강렬하다. 현재 엘몰리노에서는 오리 고기에 몰레 소스를 곁들이는 것이 아니라 몰레 소스에 오리 고기를 곁들여서 제공된다.
스테이크 타코
두 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스테이크 타코이다. 와규 등심을 사용했는데, 기교를 사용하지 않고 질좋은 고기, 잘 만든 또띠아, 신선한 양파, 고수가 들어간 클래식한 타코다. 간단하게 길에서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길거리 음식이라고 해서 꼭 가볍고 저렴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고민에서 만들어진 메뉴이다. 가장 좋은 고기에 가장 좋은 또띠아를 사용하면 아무리 길거리 음식 형태라고 해도 그 맛의 밸런스가 고급스럽고, 가치가 있는 음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만들어진 메뉴이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진 셰프는 각 메뉴를 실제와 다른 옷을 입혀서 판매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보다는 본질에 집중하려고 노력 중이다. 타코의 경우에도 또띠아 위에 올라가는 모든 음식을 사전적 정의로 타코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또띠아만큼은 정말 제대로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다 보니 옥수수를 그 전날 밤에 가공을 해서 멕시코에서 가지고 온 분쇄 기구로 직접 돌로 갈고 그 가루로 반죽을 만들고 있다. 아직 또띠아의 차이를 고객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이 부분이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지켜 나가고자 노력 중이다. 앞으로 목표는 멕시코 음식 문화를 제대로 선보이는 F&B팀이 되는 것이다. 진 셰프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은 행운아이다. 멕시코 음식이라는 제3세계 요리를 선보이는 데 선구자적인 역할을 기대해본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hannah@food-fantas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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