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피살 공무원 유족 이래진씨, 내주 美 워싱턴서 국제사회에 진상규명 촉구
하태경·지성호·홍석준·황보승희 의원, 황우여 전 부총리 등 참석
영 김 공화당 하원의원,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참석
사건의 진상 규명, 북한 정권 등에 책임 묻고, 국제사회 협력 요청
HRNK에 따르면 이씨는 오는 15일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제18차 북한이탈주민과 북한인권을 위한 IPCNKR 총회에서 제3세션 '북한 내 반인류범죄와 책임 2'에 연사로 나선다.
이씨는 이 자리에서 동생이 죽음에 이른 사건의 진상 규명과 북한 정권 등에 대한 책임을 묻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요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번 IPCNKR 총회엔 국민의힘 하태경·지성호·홍석준·황보승희 의원과 국민의힘 상임고문인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최성용 납북자 가족모임 대표 등도 참석한다.
북한 인권 문제를 지속해서 거론하고 있는 영 김 공화당 하원의원도 총회 발언자로 함께 하며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도 화상으로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씨는 17일엔 북한 억류 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를 만나기 위해 오하이오 신시내티를 방문한다.
그는 웜비어 부부에게 위로를 표하며 동생의 사례를 공유하고 북한에 대한 책임 촉구 등에 있어 조언을 들을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유엔서울인권사무소에서 살몬 보고관과 만남을 갖고 유엔과 남북이 함께 하는 3자 협의체를 통한 진상조사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
국방부, 해경 등은 이대준씨 사망과 관련해 지난 2020년 당시 문재인 정부는 이씨가 자진 월북을 하다 북측으로부터 살해됐다고 발표했으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월북 입증이 되지 않았다며 이를 뒤집는 상반된 발표를 내놓은 바 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 지난 6월 17일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 국민이 북한 군인에 의해서 희생됐고, 정부가 항의해서 사과를 받은 것으로 마무리된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문재인 정부는 이례적으로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사과까지 받았다”며 “오히려 북한을 굴복시킨 일인데 해당 공무원의 월북 의사가 있었는지 아닌지가 뭐가 중요하냐”라고도 했다.
관련해서 서주석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은 6월 2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남북관계 재개보다 저희한테는 국민 안전이 훨씬 더 중요했다”며 “북한이 과거 그런 적도 없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대남사과통지문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발생했다고 하면서 사과해왔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9월 25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명의로 ‘청와대 앞’이라고 시작되는 통지문을 보내왔다.
당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그날 오전 북측 통지문을 수령해 직접 청와대로 갔고,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두 차례 브리핑을 열고 통지문을 공개하면서 “우리가 북에 공식적으로 요구한 사항에 신속하게 답신을 보내온 것으로서, 사태 발생 경위에 대한 북측의 설명, 우리 국민에 대한 사과와 유감 표명, 재발 방지 내용 등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북한 최고 지도자 김정은이) 신속하게, 또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씩이나 사용하면서 북의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처럼 빠르고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며 사과한 사례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낙연 대표는 “얼음장 밑에서도 강물이 흐르는 것처럼 남북관계가 엄중한 상황에서도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이대준씨와 가족들에게는 굉장히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지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북한 최고 통치자의 신속하고 공개적인 사과는 이례적이고 놀랍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남북 대화와 신뢰의 중요성을 새삼 생각해본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보내온 통지문엔 “귀측이 보도한 바와 같이 지난 (2020년 9월) 22일 저녁 황해남도 강령군 금동리 연안 수역에서 정체불명의 인원 1명이 우리 측 령해 깊이 불법 침입했다가 우리 군인들에 의해 사살(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사건 경위를 조사한 데 의하면 우리 측(북한) 해당 수역 경비 담당 군부대가 어로작업 중에 있던 우리 수산사업소 부업선으로부터 정체불명의 남자 1명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며 강령반도 앞 우리 측 연안에 부유물을 타고 불법 침입한 자에게 80m까지 접근해 신분 확인을 요구했으나 처음에는 한두 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우리 측(북한) 군인들이 단속명령에 계속 함구무언하고 불응하기에 더 접근하면서 2발의 공탄을 쏘자 놀라 엎드리면서 정체불명의 대상이 도주할 듯한 상황이 조성됐다. 우리 군인들은 정장의 결심 밑에 해상경계근무 규정이 승인한 행동준칙에 따라 10여 발의 총탄으로 불법 침입자를 향해 사격했으며, 이때의 거리는 40~50m였다고 했다.
북한의 통지문에선 특히 “우리 측은 북남 사이 관계에 분명 재미없는 작용을 할 일이 우리 측 수역에서 발생한 데 대해 귀측에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며 “우리 지도부는 이와 같은 유감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최근에 적게나마 쌓아온 북남 사이의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허물어지지 않게 더욱 긴장하고 각성하며, 필요한 안전 대책을 강구할 데 대해 거듭 강조했다”고 했다.
이어 통지문은 “국무위원장 김정은 동지가 가뜩이나 악성비루스 병마의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 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하라”고 했다.
관련전문가들은 북한의 ‘통지문’ 어디를 분석해도 이 사건으로 인해 남북관계가 경색되게 된 데 대한 사과만이 있을 뿐,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소각당한 희생자와 그 유가족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와 위로는 없었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우선 이대준씨가 실종된 소연평도 남쪽 2.2㎞해상에서 NLL까지 직선거리로 15.2㎞로 춥고, 어두운 밤에 나침판과 보트도 없이 헤엄쳐 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어업 지도선뿐만 아니라 여객선, 낚싯배 등 의무화 되어 있어 구명조끼 착용을 월북의 근거로 판단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짚었다.
이어 그가 실종된 9월 21일 연평도 인근 밤바다는 매우 어둡고 추워 바다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그가 저체온증에 대비해 어업지도선에 비치돼 있는 방수복도 입지 않고 몇 시간씩 헤엄을 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특히 월북할 의사가 있었다면 해류가 북쪽으로 흐를 때를 이용했을 것이라며 '당시 동쪽으로 흐르는 해류를 가로질러 북으로 갈 수 있다는 판단은 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부연했다.
당시 어업 지도선엔 고속단정도 비치돼 있어 이를 이용하거나 방수복 착용도 없이 한 사람이 겨우 탈 수 있는 부유물에 몸을 의지하고 있었다(북측의 주장)는 것도 월북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더구나 옷과 가방은 물론 공무원증을 선박에 남겨 두었는 데 의도된 계획적 월북이라면 자신의 신분을 밝힐 수 있는 신분증을 두고 갈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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