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금융, 성공하려면]③ 김미루 KDI 연구위원 "소득·자산 고려한 맞춤형 정책 필요"

김유진 기자 2022. 9. 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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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소득과 자산뿐 아니라 부모의 소득과 자산 등을 모두 고려해 취약계층에 속하는 청년에게 재정 투입을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청년에게는 세제 혜택 등을 통해 생산적인 자본시장으로 저축을 유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지난달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청년금융정책을 설계할 때 청년층의 소득 및 자산의 격차를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양질의 일자리에 취직한 청년들, 부모의 소득과 자산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청년들도 존재하는 반면, 실업 상태이거나 가정형편이 매우 어려운 청년들도 있기 때문이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김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취약계층에 속하는 청년들에게는 좀 더 재정정책 위주, 안전자산 저축 위주의 금융정책이 필요하다”라며 “반면 상대적으로 덜 취약한 청년들에게는 적금형태가 아닌 펀드형태의 저축을 유도해 자본시장으로의 자금 유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장기적으로 자본시장으로 자금 공급이 이어진다면 기업들이 부채금융(debt financing)보다 지분금융(equity financing)을 통해 좀 더 효율적인 자금을 조달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함에 따라 청년들의 취업은 과거에 비해 어려워졌으며 부동산 등 필수 자산 가격이 빠르게 상승해 적절한 거주 공간을 확보하기조차 어려워졌다”라며 “청년들이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하지 못하고 결혼을 기피해 출산율도 낮아지게 되면 인구 고령화를 촉진할 수 있고 이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추가로 하락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위원은 “취약계층 청년들이 현재 생활고에 급박해 더욱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음에도 그 기회가 제약된다면 우리 사회 모두의 손해로 이어진다”며 “재정정책을 통해 취약계층을 보조해 인적자본을 형성할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산성이 높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최근 정부가 선보인 청년희망적금 등 청년층 타겟 금융정책이 청년 입장에서 안정적으로 자산을 축적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청년희망적금 등 자산 형성 지원 정책의 경우 “개별 청년 입장에서 보면, 적금 금리를 높여줌으로써 현재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게 되거나 주식, 가상화폐 등 위험 자산으로의 저축을 줄이고 안전 자산에 해당하는 적금으로의 저축 비중을 높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연구위원은 청년금융정책이 사회자원을 분배하는 ‘재정정책’의 일환인 만큼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이라고 봤다. 청년희망적금과 같은 자산 형성 지원 정책의 본질은 ▲조세를 통해 예산을 조달한다면 세금을 납부하는 경제 주체로부터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하는 주체에게로 ▲국채 발행을 통해 예산을 조달한다면 미래 세대로부터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하는 주체에게로 소득을 재분배하는 것이라는 게 김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청년금융정책은 ‘금융정책’이라 지칭하고 있지만 사실 ‘재정을 통한 재분배정책’에 해당한다”며 “납세자 혹은 미래세대의 소득을 현재의 청년들에게로 재분배하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따라서 이것이 필요한지 검토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연구위원은 청년금융정책만으로 청년들의 실질적인 자산 증식과 삶의 질 개선이 어려운 만큼 고용 및 부동산 정책이 유기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의 청년금융정책만으로 충분한 자산 증식과 삶의 질 개선이 가능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청년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확보와 부동산 시장 안정 등이 더욱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 금융에서도 청년층을 위한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금융 시장의 혁신은 결국 정보비대칭을 극복하는 데 있다”며 “어떤 청년의 미래소득이 높음에도 현재 소득만을 바탕으로 채무 상환능력을 판단해 자금조달 기회를 박탈한다면 사회 후생을 낮추게 되는데, 이를 극복하는 것은 민간 금융에서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위원은 “데이터3법 취지에 따라 최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별 차주들의 상환능력 판단을 제고하려는 많은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며 “민간 금융에서 청년, 자영업자 등을 포함한 신파일러(thin-filer)에 대한 신용평가 역량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파일러는 신용을 평가할 수 없을 만큼 금융 거래 정보가 거의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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