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투극 우려·계체 실패..얼룩진 UFC 279, 더 기대되는 이유는?
◆‘충돌우려’에 취소된 기자회견
UFC 이벤트는 보통 현지시간으로 토요일에 개최된다. 이에 앞서 UFC 측은 대회 이틀 전인 목요일 기자회견을 열고 출전을 앞둔 파이터들이 마주한 상태에서 질의응답시간을 갖는다. 팬들은 이 시간을 통해 두 선수의 관계 파악하고 경기를 전망하며 기대를 높인다.
다음날인 금요일에는 계체가 이뤄진다. 파이터들이 체중을 확인하고 경기 전 선수들 몸상태를 점검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 두 일정이 모두 망가졌다
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180파운드(81.6㎏) 계약체중으로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던 케빈 홀랜드(30·미국)와 다니엘 로드리게스(36·미국) 인터뷰가 끝났다. 둘이 파이팅 포즈를 취한 뒤 백스테이지로 돌아갔다. 이제 리징량(34·중국)과 토니 퍼거슨(37·미국)에 이어 치마예프와 네이트 디아즈(37·미국)가 나란히 모습을 드러낼 차례였다.
하지만 마이크를 잡은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안전상 이유로 기자회견을 취소해야 한다며 양해를 구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평소 서로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치마예프와 홀랜드가 선수가 충돌했고, 여기에 디아즈까지 가세하면서 자칫 모두가 휘말리는 큰 싸움으로 번질 뻔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터 ‘기본’ 못 지킨 치마예프
디아즈는 UFC 흥행보증 수표다. 디아즈는 코너 맥그리거가 UFC를 넘어 전세계적인 슈퍼스타로 떠오르기 전, UFC에서 맥그리거 같은 역할을 담당했다. 디아즈가 옥타곤 인터뷰에서 “맥그리거가 내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고 소리 지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디아즈는 이제 은퇴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번 대진보다 영화 준비 등 이후 행보에 관심이 더 많았다. 때문에 치마예프로서는 확실한 모습을 보여줄 기회였다. 치마예프는 디아즈를 향해 “1라운드를 버틸지 모르겠다”거나 “두들겨 패서 끝내러 왔다”며 조롱하기도 했다.
◆하루 앞두고 뒤바뀐 ‘대진카드’
치마예프와 디아즈 경기가 중단되는 순간 UFC 측은 발 빠르게 대진을 변경했다. 우선 치마예프는 180파운드(81.6㎏) 계약 체중 경기에서 홀랜드를 만난다. 이 둘은 백스테이지에서 으르렁거리며 기자회견 취소를 끌어낸 이들이다. 홀랜드는 차량 강도를 검거하고 총기 난사범을 직접 붙잡는 등 ‘현실판 슈퍼히어로’ 같은 역할로 인기를 끌고 있다.
디아즈 상대는 퍼거슨으로 결정됐다. 퍼거슨은 앞서 리징량과 웰터급(77.1kg)에서 맞붙기로 한 상태였다. 상대를 잃은 로드리게스와 리징량은 서로 싸우기로 합의했다.
경기력이 관건이다. 보통 경기 전 상대를 분석하고 이미지 트레이닝과 함께 상대에 맞춘 훈련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UFC 측에서 대진을 변경하면서 파이터들이 준비했던 것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더 재밌겠는데?
하지만 오히려 팬들이 더 보고 싶어한 매치업이 완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타격가인 퍼거슨과 디아즈 대결, 또 앙숙인 치마예프와 홀랜드 경기 역시 지난 매치업보다 흥미롭다는 평가다.
퍼거슨과 디아즈는 모두 끈적끈적한 타격을 앞세운 파이터로 인기를 끌었지만 두 선수 모두 정상에서 멀어졌다. TUF13 웰터급(77.1kg) 우승자 출신인 퍼거슨은 라이트급을 주무대로 활동했다. 그만큼 감량에 대한 부담을 안고 싸웠다는 뜻이다. 퍼거스는 4연패에 빠진 상태다. 지난 5월 마이클 챈들러(36·미국)에게 생애 처음으로 실신 KO를 당하며 체면을 구겼다. 퍼거슨은 결국 한 체급을 올렸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디아즈와 만나게 됐다. 두 선수 모두 끝까지 전진하는 파이팅 스타일을 갖춘 만큼 화끈한 타격전이 예상된다.
이에 앞서 열리는 치마예프와 홀랜드는 유명한 앙숙이다. 치마예프는 과거 호텔에서 홀랜드와 시비가 붙은 바 있다. 치마예프가 홀랜드에게 청소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홀랜드가 이를 무시하자 화를 낸 것이다. 이런 두 선수가 UFC 279 백스테이지에서 난투극을 벌일 정도로 심각하게 충돌한 만큼 이번 대결은 감정싸움까지 더해져 팽팽하게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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