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대표도, 당권주자도..여권은 TK 구애 중
윤석열 대통령부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국민의힘 당권주자들까지 여권에서 대구·경북(TK)에 대한 구애가 뜨겁다. 이들은 잇따라 TK를 방문하거나 머물며 TK 민심을 끌어오려 하고 있다. 20%대에 머문 대통령 지지율 회복을 위해서도, 이 전 대표의 재기를 위해서도, 당권 장악을 위해서도 ‘보수의 심장’인 TK 민심을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어려울 때도, 우리 서문시장과 대구 시민을 생각하면 힘이 난다. 오늘 기운을 받고 가겠다”고 말했다. 서문시장은 보수 진영의 상징적인 민생 현장이다. 20%대까지 떨어진 지지율 회복을 위해 보수 지지층부터 결집하려는 행보로 풀이됐다.
이후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2선 후퇴 등 인적 쇄신도 TK 민심과 연결짓는 해석이 나왔다. 당내에선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탄핵 과정에 기여한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 등 윤핵관이 물러서고, 윤상현 의원 등 친박근혜계 인사가 전략적으로 당 얼굴로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영남 지역 한 중진 의원은 “TK에선 박 전 대통령을 불쌍히 여기고 윤핵관을 못마땅해하는 정서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호남·더불어민주당 계열 출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유력했던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이 물러서게 된 원인 중 하나로 TK의 비토 정서가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 전 대표는 법원에서 비대위 전환 과정이 잘못됐다는 가처분 인용 결정을 받은 후 경북 칠곡에 머물며 책을 쓰고 있다. 칠곡에서 증조할아버지 묘소를 찾고, 갓을 쓰고 조상을 모시는 제사에 참여하는 등 TK의 자손임을 강조했다. 지난 4일엔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법원 결정을 무시한 당헌 개정(새 비대위 출범)은 반헌법적”이라며 “국민의힘이 탄핵 때보다 위험하다. 대구 시민들은 다시 한번 죽비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친윤석열계의 ‘이준석 몰아내기’를 막아달라는 것이다. TK에 지역구를 둔 A의원은 “잠깐 방문하는 것보다 오래 머무는 것은 TK 민심에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이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비윤석열계의 중심으로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과정에서 TK 민심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기현·안철수 의원 등 당권주자들도 TK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대구를 찾아 홍준표 시장과 지역 유력 인사들을 만나고, 지역 언론 기자들과 오찬을 했다. 안 의원은 추석 전 경북 영주시 순흥면의 ‘순흥 안씨’ 집성촌을 방문할 계획이었다가 태풍 ‘힌남노’ 때문에 지역구를 챙기느라 취소했다. 추석 후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
TK 지역은 국민의힘 당원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A의원은 “TK는 보수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한다”며 “우리 당에서 TK의 민심을 얻지 못하고서는 당대표나 대선 주자가 되긴 힘들다”고 말했다. 현재 당권 레이스를 본격화한 김·안 의원은 모두 PK(부산·울산·경남) 출신으로 TK 지역의 지지를 얻기 위해 방문 횟수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경북 울진 출신의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이 지난 전당대회의 패배를 딛고 TK의 대표 주자로 다시 당권 도전을 검토하고 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