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값 인상 후폭풍에 놀란 인니,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저울질'
"러시아, 30% 싼 가격 제안..미국 제재 영향 검토"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최근 휘발유 가격 인상으로 시민들의 거센 저항에 시달리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
9일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류드밀라 보로비오바 인도네시아 주재 러시아 대사는 전날 자카르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도네시아의 국영 에너지 회사 페르타미나가 러시아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거래 조건에 대해 협상 중"이라며 "우리는 원유를 판매할 준비가 돼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보자"라고 덧붙였다.
조세 타바레스 러시아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도 전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과 만나 두 나라가 미국 달러화가 아닌 각각의 통화로 거래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 결제 길이 막힌 러시아는 에너지 수출에서 루블화 결제를 원한다. 러시아는 최근 중국과 액화천연가스(LNG) 거래 시 절반은 위안화, 절반은 루블화로 결제하기로 합의했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와 러시아가 교역 시 자국 화폐 결제에 합의한다면 이는 인도네시아의 러시아 원유 수입의 첫 단계로 해석된다.
인도네시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추진하는 것은 역시 싼 가격 때문이다.
산디아가 우노 관광창조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러시아가 국제시장가격보다 30% 낮은 가격에 원유를 팔겠다는 제안을 했다"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국제 유가 상승에도 막대한 보조금을 지출하며 휘발유와 디젤 가격을 유지하다 지난 3일 이들 가격을 30% 넘게 인상했다. 그러자 대학생과 노동자 단체들을 중심으로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연료 가격을 올렸다가 대규모 민란이 벌어져 정권이 무너지는 일이 있을 만큼 기름값에 민감하다. 이 때문에 여당의 일부 의원들은 러시아산 원유를 도입해 휘발유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싼 가격에도 러시아산 원유 도입을 주저하는 것은 미국의 제재를 우려해서다.
우노 장관은 정부 내부에서도 러시아산 원유 도입 시 미국의 금수조치를 당할 수 있다는 이견이 있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페르타미나도 러시아산 원유 도입 시 벌어질 각종 위험 요소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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