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끝까지판다] 대통령실 병역 대해부①…1급 이상 20% 군 면제

고정현 기자 2022. 9. 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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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1급 이상 고위공직자 병역 내역 추적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지 넉 달이 지났습니다. SBS 탐사보도부 끝까지판다팀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주요 인사들의 병역 이행 내역을 살펴봤습니다. 장관급(비서실장과 안보실장)과 차관급(수석비서관), 기획관·비서관 등 1급 이상 고위 공직자가 그 대상입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2실장 5수석 체제로 출범했다가 지난달 2실장 6수석 체제로 개편했지만, 통상 병역 내용 공개 시점이 임명 후 2개월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해 첫 출범 당시 직제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대통령실 소속 고위 공직자들의 병역 이행 내역은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6차례에 걸쳐 관보에 게시 됐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병무청 홈페이지를 참고했습니다.


초기 대통령실의 1급 이상 고위공직자는 53명으로 파악되는데, 여성 4명(대변인, 농해수비서관, 과학기술비서관, 교육비서관)과 국정원 소속이라 비공개 대상인 인사 1명(사이버안보비서관), 병역 내역 공개 전 사퇴한 인사 1명(종교다문화비서관), 아직 미공개 인사 3명(공직기강비서관, 법률비서관, 홍보기획비서관)은 통계에서 제외했습니다. 즉, 44명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질병 면제, 김태효 1차장 비롯해 6명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사진=연합뉴스)

군 면제를 받은 고위공직자는 9명(20.4%)으로 파악됐습니다. 먼저, 질병으로 인한 '5급 전시근로역'은 6명(13.6%)입니다. 차관급인 김태효 안보실 1차장, 김오진 관리비서관, 왕윤종 경제안보비서관, 박성훈 기획비서관이 '근시'로 5급 전시근로역에 편입됐습니다. 김병환 경제금융비서관은 '선천성 위장관 기형'으로 5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서승우 자치행정비서관은 '신증후군' 진단을 받았는데, '신증후군'은 신장(콩팥)의 사구체를 이루는 모세혈관에 문제가 생겨 소변에 다량의 단백질이 빠져나가는 질병입니다. 

'5급 전시근로역'은 엄밀히 말하면 '6급 병역 면제'와는 다르지만, 전쟁 상황에만 동원되는 인원이라 사실상 군 면제로 받아 들여집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부동시'로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은 게 대표적 예시입니다.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근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우증족 족지관절 등)과,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만성간염)이 질병으로 인한 '전시근로역'에 편입됐고, 추경호 경제부총리(폐결핵)는 '소집 면제' 판정을 받았습니다.

감옥 가서 면제 3명…"학생운동 하다 징역형"

3명(6.8%)은 징역형(수형)으로 인한 군 면제입니다. 한오섭 국정상황실장과 최철규 국민통합비서관이 1987년, 임헌조 시민소통비서관(지난 8월 사퇴)이 1991년 '소집 면제' 대상이 됐습니다. 한 실장(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과 최 비서관(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은 "군사 정권에 대항해 학생운동을 하다 징역형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임 비서관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가장 많은 유형 '소집해제'…김대기 비서실장 등 12명이 '방위병 형태' 병역 이행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고위 공직자들의 병역 중 가장 많은 유형은 '방위병'입니다. 비슷한 유형인 공익근무요원까지 포함해 12명(27.3%)이 '방위병 형태'로 병역을 이행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 안상훈 사회수석 비롯해 9명의 전역 사유는 '만기제대'가 아닌 '복무만료 소집해제'입니다. 전역 당시 계급도 병장이 아닌 이병과 일병, 상병이었습니다. 복무 기간이 현역병 복무 기간보다 짧았다는 뜻입니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독자'라는 이유로, 김성섭 중소벤처비서관은 '가사사정'으로 방위병에 편성돼 딱 6개월 복무했습니다. 김동조 연설기록비서관은 용산우체국에서 18개월 근무한 뒤 '복무만료 소집해제'된 걸로 신고돼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을 이행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방위병은 베이비붐 세대 등으로 병역 대상 인력이 급격히 늘어나자 1969년 생겨난 제도로 향토사단, 예비군 중대, 파출소, 동사무소 등에 배치돼 출·퇴근하며 복무했습니다. 1994년 폐지된 뒤에는 공익근무요원과 상근예비역 등으로 나뉘어 그 기능이 유지됐습니다. 1990년 당시 병무청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방위병 제도를 폐지하려는 이유로 '병역 비리의 온상'과 '징집 자원 부족'을 꼽았습니다.
 

서류상 복무 기간 단 하루, '육개장' 석사장교 2명(4.5%)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사진=연합뉴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겸하는 김성한 안보실장은 장교인 '소위' 계급으로 전역했습니다. 김 실장의 소위 임관 날짜는 1986년 2월 22일인데, 전역 날짜도 1986년 2월 22일입니다. 김윤일 미래전략비서관도 1990년 5월 12일 소위로 임관해 1990년 5월 12일 소위로 전역했습니다. 두 사람의 병적 기록에 임관일과 전역일인 같은 건 '특수전문요원'으로 불렸던 '석사장교'였기 때문입니다. '석사장교' 제도는 석사 학위소지자에게 '지속적인 학문 기회를 부여한다'는 취지로 80년대 한시적으로 운영됐습니다. 6개월 간 군사 훈련을 받으면, 소위 계급으로 임관과 동시에 전역을 시켜주는 제도였습니다. 군사 훈련을 받았지만 병적 기록에는 입대와 동시에 전역한 것처럼 표기가 된 겁니다. 전두환·노태우 대통령 자녀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는 당시 비판과 사회 고위층 자녀들의 군 회피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에 1990년 4월 폐지됐습니다. 또 훈련 강도가 약하고 훈련 기간도 짧아 제도 운영 당시에 '육개장(육개월 복무 장교)'란 은어로 불렸습니다.

현 내각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석사장교' 출신이며,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삼성생명 재직 당시 휴직하고 '석사장교'를 위한 군사 훈련을 마쳐 청문회 때 도마에 올랐습니다. 지난 2일 청문회에서 한 후보자는 "6개월의 석사장교는 상당한 혜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병장 만기 전역 9명…장교 전역은 5명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사진=연합뉴스)

우리 주변엔 흔한 병장 만기 전역자가 대통령실 내 1급 이상 고위공직자 44명 중엔 9명(20.4%)뿐이었습니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 최영범 홍보수석(지난 8월 대외협력특보로 보직 이동) 등 8명이 육군 소속으로 병장 만기 전역했습니다. 검찰 출신인 이원모 인사비서관도 장교가 아닌 사병으로 만기 제대했습니다. 김일범 의전비서관은 공군에서 병장 계급으로 전역했습니다.
장교 출신 전역자는 5명(11.4%)입니다. 임상범 안보전략비서관부터 이상협 디지털소통비서관, 김영태 국민소통관장, 박민수 보건복지비서관까지 4명은 공군 중위로 전역했으며, 경윤호 정무2비서관(지난 8월 사퇴)은 육군 중위로 군 복무를 마쳤습니다.

장성 출신 3명…군 복무 중 다친 의병 전역은 3명

현역 장성 혹은 장성 출신은 3명(6.8%)입니다. 관례적으로 군 출신들이 맡는 안보실 2차장실의 수장 신인호 2차장은 '투스타'인 육군 소장으로 전역했습니다. 임기훈 국방비서관과 권영호 국가위기관리센터장은 지금도 소장 계급의 군인입니다. 다만 권 센터장의 장남은 1991년 출생인데, 2010년 수지강직(사격이 불가능할 정도로 손가락이 구부러지지 않는 증상)으로 인해 5급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 밖에 의병 전역, 즉 군 복무 중 다쳐서 전역한 고위 공직자는 3명(6.8%)입니다. 장성민 정책조정기획관(지난 8월 미래전략기획관으로 보직이동)은 6개월, 허성우 국민제안비서관(지난 8월 사퇴)은 15개월, 백원국 국토비서관은 29개월 근무 후 의병 전역했습니다. 또 특례보충역은 1명(2.3%)입니다. 강경성 산업정책비서관은 이병으로 복무만료했는데, 복무기간이 1985년부터 1990년까지 정확히 5년이라 현재 산업기능요원 등으로 구분된 특례보충역으로 군 복무를 완료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한 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초기 대통령실 1급 이상 고위 공직자 44명 가운데, '병장 만기 전역자' 9명(20.4%), '장교 출신 전역자'는 5명(11.4%), 현역 '장성 혹은 장성 출신'은 3명(6.8%)으로 나타났습니다. 복무 중 다쳐서 제대한 '의병 전역'은 3명(6.8%), '특례보충역'은 1명(2.3%)이었습니다. '방위병'과 '공익근무요원' 출신은 12명(27.3%)이며, '석사 장교' 출신은 2명(4.5%)을 기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질병 면제' 6명(13.6%), '수형 면제' 3명(6.8%)로 집계됐습니다. 

( 콘텐츠 디자인 : 장지혜, 제작 : D콘텐츠기획부 )
 

고정현 기자yd@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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