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메이저 퀸' 홍지원 "목표는 K-10, 롤모델은 김연아"

서대원 기자 2022. 9. 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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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는 21개 대회까지 마친 가운데 7명의 생애 첫 우승자가 나왔습니다. 홍정민, 정윤지, 성유진, 윤이나, 한진선, 홍지원, 황정미 선수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 가운데 정규 투어 2년 차인 홍지원(22세) 선수는 지난달 말 메이저대회 한화클래식에서 '역대급 난코스'를 정복하고 데뷔 첫 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했습니다.

홍지원 선수 2022 한화클래식 우승 (8월 28일)

"보기를 한다고 해도 화가 날 코스가 아니었잖아요. 그래서 보기 할 홀은 뭐 그냥 보기를 하자는 생각으로 플레이를 했죠. 분명 저도 실수가 나왔지만 그 실수를 인정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실수를 할 테니까. 그리고 원래 제가 쉬운 코스든, 어려운 코스든 공격적이기보다는 안정적으로 플레이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그런 어려운 코스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화클래식 전까지 시즌 상금 랭킹 82위로 내년 시즌 정규 투어 시드 확보가 불안했던 홍지원은 2억 5천200만 원의 우승 상금을 받아 단숨에 20위권으로 뛰어올랐고, 무엇보다 메이저 우승 시드인 3년 시드를 보장받아 2025년까지 시드 걱정 없이 정규 투어에서 뛰게 됐습니다.


"한화클래식 바로 전 대회(하이원리조트오픈)에서 1타 차로 컷 탈락하고 나서 연습장에서 엄청 울었어요. 코치님(이인우 프로)께 올해까지만 하고 정말 그만두고 싶다고, 너무 힘들다고, 그런 얘기도 했고. 그랬더니 코치님께서 그러지 말라고, 잘할 수 있다고, 하반기 경기 잘해보자고 계속 마음을 다잡아주신 게 정말 고맙고, 제가 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홍지원 선수는 지난해 정규 투어 데뷔 이후 줄곧 자신의 롤모델은 '피겨 여왕' 김연아라고 얘기해왔습니다.

"물론 골프 선수 가운데도 너무나 훌륭하신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저한테는 김연아 선수가 정말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어릴 때부터 있었어요. 학창 시절 커오면서도 제가 나태해질 때마다 김연아 선수 영상을 봤어요. 김연아 선수를 생각하면서 저도 나태해지지 말자고 다짐도 하고 자신감도 얻었던 것 같아요."


"저는 상대 선수들을 보면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아요. 동반 플레이어들을 보면서. 저 선수는 잘하는데 나는 못한다는 생각으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은데, 김연아 선수는 같이 경쟁하는 사람들 신경 안 쓰고 본인 할 것만 잘 해내서 좋은 성적을 내신 것 같아서 그런 강한 멘탈을 늘 본받고 싶었어요."



"한화클래식 최종 라운드 날 아침에도 김연아 선수의 2010년 밴쿠버올림픽 프리스케이팅 당시 영상을 봤어요. 쇼트프로그램을 잘 마치시고 프리스케이팅을 앞두고 굉장히 긴장이 많이 되고 부담도 컸을 거잖아요, 김연아 선수도. 3라운까지 선두였던 저도 같은 마음인 것 같아서 김연아 선수 밴쿠버올림픽 프리스케이팅 영상을 아침에 봤는데, 김연아 선수는 정말 담담하게 잘 해내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조금이라도 닮고 싶어서 담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홍지원 선수에게 올해 남은 시즌 각오와 장기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물어봤습니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으니 가능하면 올해 우승을 한 번 더 하고 싶어요. 장기적인 목표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K-10'을 달성하는 겁니다. 이번 우승으로 2025년까지 시드를 확보해 목표에 절반은 다가갔는데, 그 이후로도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죠."


2017년 신설된 'K-10 클럽'은 10년 이상 연속으로 KLPGA 정규 투어 시드를 유지한 선수들만 가입할 수 있어, 실력은 물론이고 철저한 자기 관리와 꾸준함까지 겸비한 선수들만 얻을 수 있는 영예로운 훈장입니다. 2022년 현재 'K-10 클럽' 가입자는 14명입니다. (홍란, 김보경, 김혜윤, 윤슬아, 박유나, 김자영2, 김초희, 안송이, 이승현, 이정민, 조윤지, 김지현2, 허윤경, 최가람) 이 가운데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홍란 선수는 무려 17시즌 연속 정규 투어에서 활동하는 대기록을 남겼습니다.

홍란 선수

"물론 미국 LPGA투어, 일본 투어도 좋지만 KLPGA투어에는 훌륭한 선수들이 정말 많고, 점점 더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KLPGA투어에 오래오래 남고 싶어요."

홍지원은 대회가 없는 추석 연휴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다음 주 또 하나의 메이저대회인 KB금융스타챔피언십에 출전합니다. 동료, 선후배 선수들에게, 그리고 팬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홍지원 선수의 앞으로 행보가 기대됩니다.


"홍지원이라는 이름을 떠올렸을 때 '정말 저 사람은 좋은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드셨으면 좋겠어요. 팬분들 응원 덕분에 좋은 성적 낼 수 있었고, 앞으로도 항상 겸손하고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사진=KLPGA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서대원 기자sdw2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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