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복지부 장관 후보자 "또 특공 재테크"
김승희 전 후보자의 낙마로 100일 넘게 공석이던 복지부 장관에 지명된 조규홍 후보자가 세종시 아파트를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분양 받은 뒤 단 하루도 거주하지 않았던 것으로 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세종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주거 안정을 보장해줄테니 일에 집중하라고 준 자격을 재산불리기 수단으로 활용한 겁니다. 조 후보자의 특공 재테크를 시간순으로 정리해봤습니다.
2012년 7월, 기획재정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근무하던 조 후보자는 세종시 도담동에 84㎡짜리 아파트 특공을 신청해 분양받았습니다. 분양가는 2억 6천 1백만 원. 정착 유도를 위해 취득세 100% 감면 혜택도 받았습니다.
이 아파트는 정부청사와 가깝고 입지가 좋아, 당시 일반 분양 경쟁률은 13:1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세종시에 있는 부동산중개업자에 따르면 이 아파트에서 기획재정부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떨어져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조 후보자가 보유한 이 아파트는 지난 7월 아파트 갭투기 등의 이유로 낙마한 바로 전 김승희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가 보유했던 아파트와 같은 단지 바로 옆에 있는 동입니다.
김승희 전 후보자는 이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고 전세를 주는 갭투기를 해 5년 뒤 1억 4천만 원의 시세 차익을 올렸습니다.
2014년 12월, 특공으로 받은 이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조 후보자는 기재부에서 경제예산심의관으로 세종시에 근무하고 있었지만 이 아파트에 입주하지 않았습니다. 아파트 등기를 보면 입주 시점 조 후보자의 주소는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의 한 아파트로 되어 있습니다.
그 뒤로도 2018년 퇴직할 때까지 계속 세종시에서 일했지만, 단 하루도 세종시에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에는 입주하지 않았습니다.
2018년 조 후보자의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아파트와 충북 청주시 오피스텔을 본인 명의로 각각 6억 5천만 원과 5백 만원에 임차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거주하라고 특공받은 아파트는 2억 2천만 원에 전세를 내줬습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청문준비단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근무하는 배우자와 청주에 있는 오피스텔에서 생활하고, 자녀 때문에 서울에도 집이 필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족들 사정 때문에 피치못하게 실거주하지 못했다는 주장입니다.
같은 해 9월에 퇴직한 조 후보자는 3년간 유럽부흥개발은행 이사를 역임하다 올해 윤석열 대통령인수위원회에 합류했습니다. 이어 지난 5월엔 복지부 1차관으로 임명됐습니다.
2022년 8월 공개한 조 후보자의 재산내역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는 여전히 2억 3천 1백만 원에 전세를 주고, 서울 서초구 아파트와 충북 충주시 오피스텔은 각각 7억2,450만 원과 1억2,00만 원을 주고 배우자 명의로 임차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배우자와 56.5㎡짜리 청주 오피스텔에서 함께 생활하고, 서울 아파트에는 자녀가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 사이 2억 6천만원에 분양받은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6~7억 원까지 올랐습니다. 4억원 가량 오른 셈 입니다.
조규홍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조 후보자가 실거주를 목적으로 특별 분양을 받아 현재 임대 중"이라면서, "1가구 1주택 보유 상태"라 문제가 없지 않냐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또 "경제적 이득을 취한 것이 없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일부 공무원들이 분양받고 거주는 하지 않는 식으로 공무원 특별공급 제도를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는 폐해가 드러나면서 지난해 특별공급 자체가 폐지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장관 후보자가 특공을 재테크 수단으로 삼았다는 의혹이 또다시 불거진 것인데요. 조 후보자는 일 열심히 하라고 준 세종시 아파트에는 퇴직한 이후에 들어가 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장슬기 기자 (seul@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2/society/article/6406318_356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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