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무슨 자리만 나오면 호명..'이름 로열티' 받아야겠다"
"여성 정치인 정치능력 자꾸 폄훼..어려울 땐 꼭 앞세우더라"
(서울=뉴스1) 이밝음 조소영 기자 = "내 이름 로열티(사용료)를 받고 싶어요. 무슨 자리만 나와도 내 이름을 거론하니까."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이름이 거론됐다는 이야기에 이같이 답하며 고개를 저었다. 나 전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 외에도 보건복지부 장관과 당 대표 후보 등으로 여러차례 이름이 오르내렸다.
2002년 이회창 당시 대통령 후보의 여성특별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한 지 만 20년. 당 대변인과 최고위원, 첫 여성 외교통일위원장을 거쳐 3수 끝에 보수정당 최초 여성 원내대표를 지낸 나 전 원내대표를 지난 8일 서울 동작구 지역사무소에서 만났다.
나 전 원내대표는 당 대표 도전에 대해서도 "지금은 하고 싶은 게 별로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특별히 지금은 어떤 자리에 욕심내고 싶지 않은 생각"이라면서도 "세상이 필요해야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꾸 내 이름 팔아 속상…지금은 자리 욕심 없다"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정진석 국회 부의장이 임명됐다. 앞으로 비대위가 가야 할 방향은 어디라고 보나. ▶비대위가 무엇을 너무 서두르는 것보다 조금 천천히 준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당 정상화를 위한 스텝(걸음)도 너무 빠르게 하는 것보다 천천히 하는 게 어떨까. 비대위 출범을 너무 서두르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다.
-서두르지 말라는 의미는 전당대회도 조금 시간을 두고 하는 게 좋다는 뜻인가. ▶전당대회뿐 아니라 여러가지 다 포함될 텐데, 당이 좀 더 안정적인 모습을 갖추기 위해선 무엇이든 천천히 가는 게 좋겠단 생각이다.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는데, 관련해 연락을 받진 않았나. ▶그런 건 아니다. 자꾸 내 이름을 너무 여기저기 팔아서 나도 속상하다. 내 이름값이 높은 건지 가벼운 건지 정말. 여러가지로 속상하다.
-왜 자꾸 이름이 거론된다고 보나. ▶뭔가 일을 해야 될 사람인데 왜 놀고 있지 (생각)하니까 자꾸 거론되는 것 같기도 하다. 일을 해야 하는데 내가 놀고 있으니까. 진짜 아무데나 잘 거론되더라.(웃음)
◇"이준석 이야기, 이제 입 아파서 하기 싫어"
-차기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어떤 인물이 해야 할까. ▶사실은 원내대표 선거는 늘 대통령실이나 당 대표가 개입해왔다. 그래서 제가 여러 번 떨어졌고 야당이 된 다음에야 (원내대표가) 됐다. 의원들 총의를 잘 모아 좋은 원내대표를 당선시켜서 의원들이 믿고 따르는 리더십을 가졌으면 한다. 당 대표도 그런 리더십을 가질 수 있는 분이 됐으면 좋겠다.
-지금 당과 대통령실 관계를 어떻게 보나. ▶역대 정권의 당과 대통령실 관계를 여러차례 봤는데, 결국 VIP(대통령) 의지라고 생각한다. 당을 움직이는 사람이 자리만 있고 권한이 없으면 그사이에 갈등이 있고,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인다는 논란이 생긴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 대통령은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새롭게 지도부가 구성되면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대통령도 좀 널리 사람을 보시면 좋지 않나 생각한다.
-윤핵관에 대한 생각은. ▶권력이란 건 자꾸 독점하려고 할수록 부작용이 많아진다. 널리 나눠야 권력이 강해지는 거라 생각한다. 역대 정권이 어려워지는 과정을 정치 오래 하면서 보지 않았나. (권력을) 널리 나누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준석 전 대표 사태의 가장 근본 원인은 뭘까. ▶성 비위 사건으로 7억원 투자각서를 써주고도…그럼 좀 물러서고 반성하고 내려놔야 하는데, 이 전 대표는 본인 사람을 심는다고 지방선거 며칠 앞두고 당협위원장을 교체하질 않나. 문제가 거기서부터 시작 아닌가.
어쨌든 대통령에게 우리가 좋은 싫든 섭섭하든 힘을 실어줘야 하는 시기다. 이럴 땐 이 전 대표가 물러서 있는 게 도움 될 텐데. 이제 입 아파서 이야기하기 싫다.
-지난 당 대표 선거에서 이 전 대표는 리스크가 크다고 했었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그때 했던 말이 맞았다고 생각하나. ▶그때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 많은 말씀 드렸다. 아유 쯧쯧쯧!(웃음)
◇"여성 정치인 능력 폄훼…어려울 땐 앞세우더라" 지난달 25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는 당구선수 출신 차유람씨의 남편 이지성 작가가 "많은 국민이 국민의힘에는 젊음, 여성의 이미지가 부족하다고 얘기한다"며 "배현진 의원,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계시지만 조금 부족한 것 같다. 김건희 여사도 계시지만…"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나 전 원내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지성 작가의 아름다운 여성 이미지 운운하는 발언에 불쾌감을 표시한다"며 "그런 언급과 접근이 우리 당의 꼰대 이미지를 강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당 연찬회에서 이지성 작가 발언이 논란이 됐다. 20년간 정치를 하면서 여성으로서 느낀 점들도 많을텐데. ▶20년 오면서 별별 험한 일도 많이 당했다. 여성 정치인에 대해선 정치 능력을 자꾸 폄훼하려는 부분이 있다. 저는 누구보다 열심히 정치했다고 생각한다. 고시 공부를 정치하듯이 했으면 3학년 때 수석 합격했을 거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저라는 사람을 어려울 땐 꼭 앞세우지 않나. 떨어지는 선거는 꼭 내보내더라. 2011년에도 우리 당이 이길 수 없는 서울시장 선거를 내보내더니, 선거 끝난 뒤엔 공천을 안 주겠다더라. 서울시장 출마할 때는 내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해서 내보냈을 거 아닌가.
이후 중구에서 조직강화특위가 열려서 신청서를 냈다. 그 당시 신청서를 냈던 다른 후보 부인이 연예인이었는데, 그 연예인이랑 저를 비교하면서 누가 더 경쟁력이 있냐고 논의했다더라. 모멸감을 느꼈다. 여성 정치인에 대해 능력으로 보지 않는 부분이 있다. 우리가 10배쯤 능력이 좋으면 인정해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이지성 작가도 나쁜 의도로 하지 않았다는 걸 짐작하지만, 어떻게 보면 본인 부인에 대해서도 능력을 폄훼했다. 차유람 선수는 정치인으로서도 탤런트(재능)가 있다고 본다. 당구란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굉장히 집념도 있고 인내심도 있어야 한다. 저는 정치인으로서 그런 자질을 강조하는 게 좋았을 거로 생각하는데 외모로만 평가하는 것은 참…. 우리 사회에 아주 고질적인 거다. 어떻게 보면 모든 영역에서 마찬가지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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