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학교사 77% "새 수학교육과정 기초학력 회복 도움 안 돼"

김태훈 기자 2022. 9. 8.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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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 줄었지만 분량 늘어
혼란 키우고 사교육 증가 우려

중·고교 수학교사 5명 중 4명은 교육부가 최근 공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수학과 시안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수업시간은 줄었지만 배워야 할 양은 오히려 늘어 기초학력 저하 현상을 막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전국수학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으로 구성된 수학교사모임연합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022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관련 설문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전국의 중학교 수학교사(1764명)와 고등학교 수학교사(1790명)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7.1%(2708명)는 새로운 교육과정이 ‘수학 기초학력 개선에 도움이 안 된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87%(3068명)는 새 교육과정이 ‘사교육 경감에 도움이 안 된다’고 답했고, 교육과정 내용이 주어진 수업시간에 가르치기에 적절한가에 관한 질문에는 48.8%(1734명)가 ‘학습 내용이 너무 많아 시간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김성수 좋은교사운동 교육과정위원장은 “새 교육과정이 확정되면 중1은 최대 43시간, 중2는 40시간, 중3은 12시간이 부족한 상황이 된다”며 “교육과정 개정으로 수학교육이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고, 사교육은 더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들은 설문조사와 함께 2022 개정 교육과정 수학과 시안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학습량이 과중해진 이유가 현재의 교과내용을 더 낮은 학년에 가르치도록 바꿨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수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장은 “새 교육과정에서 ‘행렬’을 고1 공통과정에 무리하게 추가하자 연쇄반응을 일으켜 고1이 배우던 ‘이차함수의 최대최소’는 중3으로, 중3이 배우던 ‘대푯값’은 중1 과정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기존 성취기준 여럿을 하나로 합치면서 오히려 학습에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문제도 발견됐다.

강득구 의원은 “미래를 위한 수학교육은 진도만 빠르게 나가는 수업 대신 학생이 주도적으로 수학을 탐구하며 개념을 발견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힘을 기르는 수업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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