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호' 출범날, 이준석 또 가처분 신청
전국위 열고 비대위 의결
법원 결정 등 남아 험로 예상
권성동은 원내대표직 사퇴
국민의힘은 8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정진석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을 의결했다. 법원 결정으로 ‘주호영호’가 멈춰 선 지 13일 만에 ‘정진석호’가 공식 출범한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가 곧바로 정 비대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새 비대위 역시 법원에 운명을 맡기게 돼 험로가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비대면으로 전국위원회를 열고 정진석 의원(국회부의장·5선)의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 및 비대위 설치 안건을 통과시켰다. 전국위원 재적 731명 중 519명이 투표해 참여했다.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에 468명이 찬성했고 51명이 반대했다. 비대위 설치 안건에 대해서는 477명이 찬성, 42명이 반대했다. 지난달 26일 법원이 ‘주호영 비대위원장’ 직무정지를 결정한 지 13일 만에 새 비대위가 출범하게 됐다.
정 비대위원장은 추석 연휴 뒤 비대위원 인선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어쨌든 당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일차적 임무라 지역 안배도 하고 통합이라는 목표에 걸맞은 통합형 인선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혁신위원장인 최재형 의원에게도 참여를 부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대표 시절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됐고, 최근 비대위 출범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해왔다. 최 의원은 통화에서 정 비대위원장 연락을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정 비대위원장은 통화에서 주 전 비대위원장이 임명한 9명 비대위원과 관련, “대부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첫 일정으로 이날 오후 서울역에서 추석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했다.
하지만 ‘정진석호’ 출범 당일 이 전 대표가 예고했던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새 비대위 운명 역시 법원에 맡겨지게 됐다. 이 전 대표 변호인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날 전국위의 비대위 설치안, 정 비대위원장 임명안에 대한 효력정지 및 정 비대위원장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서를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선행 가처분 인용 결정에 의해 주호영 비대위원장 임명, 비대위원들 임명 및 비대위 설치 자체가 무효이므로, 무효에 터잡은 ‘새로운’ 비대위 설치, 새로운 정진석 비대위원장 임명 역시 당연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비대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더 이상 국민의힘과 함께할 생각이 없는 것 아닌가”라며 “긍정적 결말을 예상하기에는 국면이 너무 많이 왔다”고 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오는 14일 이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사건들을 한꺼번에 심리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직을 사퇴했다. 지난 4월8일 집권여당 첫 원내대표로 선출된 지 5개월 만이다. 권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의사를 밝히며 “이 전 대표의 연이은 가처분 소송이 위기와 혼란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새 원내대표를 뽑을 의원총회는 19일 개최될 예정이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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