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선거법 기소' 임박..민주 '추석 전 방탄' 총력
박홍근 "유례 없는 '정치기소'…땅 끝까지 팔 건가"
野 의원들 검찰 항의방문…檢과의 만남은 '불발'
법조계 "기소 돼도 재판 길어"…당 일각 '李 옹호' 불만도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8일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와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기소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민주당은 추석 연휴 전인 이날 '정치기소' 프레임으로 검찰을 압박하며 이 대표 옹호에 총력을 기울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오늘 검찰의 야당 당 대표와 의원들에 대한 기소가 이뤄질 거라고 본다"며 "유례 없는 정치기소다. 살아 있는 권력의 죄는 덮고 야당에 대해서는 없는 죄도 만들어내기 위해 바닥 긁기도 모자라 땅끝까지 팔 기세"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이 (검찰 권력을) 권력장악과 야당탄압에만 쓰게 되면 나라가 어찌 되겠느냐"며 "무리한 윤석열 정부의 표적·편파 수사에 맞서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더 굳건하게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정책조정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7일) 민주당이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이 이재명 방탄용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질문에 "언론보도를 통해서 김건희 여사가 주가조작과 관련해 직접 연락을 주고 받는 녹취록이 공개되는 등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에 특검법을 당론으로 추진할 동력이 생겼다. 대표의 사법적 상황과 전혀 무관함을 재차 말씀드린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전날(7일) 소속 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 허위학력 기재 의혹 등을 수사하는 특검법을 발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 "신경 쓸 상황이 아니다. 별다른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박범계 전 법무부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당 '윤석열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찾아 야당을 향한 수사를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하며 항의의 뜻을 전했다.
이들은 "서울중앙지검은 정기국회 개원 당일 이재명 당 대표를 소환 통보했고, 수원지검은 바로 어제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에게 출석을 요구한 반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사건은 줄줄이 불기소·불송치되고 있다"며 검찰에게 여야와 전·현 정부를 가리지 않는 공명정대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과의 면담을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대상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허위 발언을 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를 받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 한 방송 인터뷰에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인지 인지하지 못했다'라고 발언한 것 또한 허위사실공표 혐의를 받는다. 이들 혐의의 공소시효 만료일은 오는 9일까지다.
허위사실공표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국회의원·대통령 당선자가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당선무효형을 받는다. 검찰은 지난 6일 이 대표의 허위사실공표죄 수사를 위해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김 씨는 현재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의 경기지사 재직시절 측근인 경기도청 별정직 공무원 배모 씨가 자신의 음식값을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실을 알고도 용인했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김씨는 전날 검찰 소환조사에 출석했으며 이 대표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인카드를 쓴 일도 없고, 보지도 못했으며 법인카드로 산 것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날 이 대표와 김씨의 기소 가능성은 높지만 빠른 재판을 가능하게 하는 '구속 기소'는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두 사람 모두 구속 기소의 요건인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크지 않다"며 "지금 형사재판이 많이 밀려 있는 상황이라 불구속 기소를 할 경우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는 3심까지는 상당히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이 대표의 잔여 임기는 2년이 채 남지 않았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당이 이재명 대표 방어에 집중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표출되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연장 3라운드가 돼서 역대급 비호감 대선의 찝찝한 기분을 계속 느껴야 한다"며 "(추석에) 대장동·백현동·성남FC·도이치모터스·코바나컨텐츠 등의 얘기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욱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힌남노가 북상하며 온국민이 태풍피해를 걱정하는 순간, 민주당은 국회에서 당대표 소환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있었다"며 "민주당은 민생을 우선해야 한다. 민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지난 5일 의원총회를 통해 이재명 대표에 소환을 통보한 검찰을 비판하며 '김건희 특검법' 추진을 결의한 바 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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