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방' 장제원, 당직 내려놓은 권성동..'윤핵관' 잠잠해질까(종합)

배진솔 2022. 9. 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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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원내대표직 사퇴..장제원은 지역구서
權 '윤핵관' 용어 불편..내부총질 문자 "언론 금도 넘어"
전당대회·尹정부 내 공직은 "어떤 역할할지 생각"
'친윤' 정진석 비대위원장 "오히려 친윤 강화 우려"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취임 5개월만에 물러났다. 장제원 의원에 이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맏형인 권 원내대표까지 당직에서 물러나면서 우선은 ‘윤핵관 2선 후퇴’가 마무리된 듯 보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 표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윤핵관 중 윤핵관’ 장제원 이어 ‘맏형’ 권성동도 사퇴

권 원내대표는 8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공식화했다. 그는 “사퇴의 뜻을 굳힌지 오래지만 이제서야 뜻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며 “당헌당규 개정과 비대위 전환을 위해 원내대표로서 해야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퇴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 역시 겸허하게 받겠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앞서 새 비대위 설치 후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밝혀왔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대위 설치 및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의결했다.

추석 연휴 이후 새 비상대책위원회 공식 출범하면 후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19일께 경선이 열릴 전망이다.

당초 권 원내대표에게 사퇴 요구가 촉발된 데엔 윤석열 대통령과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 노출 사건이 가장 컸다. 친이준석계부터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 친윤석열계까지 당 향후 방향에 대해 의견은 조금씩 달랐지만 권 원내대표 사퇴로 의견이 모이는 분위기였다.

특히 당 비대위 전환 과정을 주도했지만 법원에서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을 인용하면서 한차례 ‘주호영 비대위’가 좌초됐다. 이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당시 ‘윤핵관 중 윤핵관’으로 불린 장제원 의원이 ‘2선 후퇴’를 선언하며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장 의원은 지난 4일 여러 장의 ‘하방생활’(지방으로 내려감)사진을 올리며 “주말, 지역구에서 많은 분들을 만났다”고 했다. 윤핵관 2선 후퇴라는 자신의 진정성을 믿어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장제원(왼쪽) 국민의힘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하방정치’ 장제원과 달리 權 “당과 나라 위해 어떤 역할할지 생각할 것”

하지만 권 원내대표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핵관` 용어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면서 지금의 사태를 다른 쪽으로 책임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드러냈다.

권 원내대표는 “윤핵관 용어 자체는 조롱이기도 하고 분열시키기도 하는 차원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만들어낸 용어”라며 “그로 인해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고 정권 교체에 앞장섰던 많은 이들의 마음에 상처가 났다. 윤 정부를 위해 열정을 불사른 당원 동지가 칭찬의 대상이 돼야지, 조롱의 대상이 되면 안된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는 그런 표현을 삼가해달라”고 덧붙였다.

또 ‘내부총질 문자’에 대해서도 권 원내대표는 “경위가 어떻든 간에 저의 부주의로 내부 문자가 노출된 점에선 제 잘못이라고 인정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언론인 여러분에게도 부탁의 말씀드린다. 정치인도 사생활이 있다. 문자를 망원경으로 당겨서 취재를 하고 의원총회에서 의원들끼리 귓속말을 증폭시켜서 기사화하는 건 금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서는 “당의 리더십 위기는 전임 당대표의 성 상납 의혹 무마 시도가 윤리위 징계를 받으면서 촉발됐다”고 언급했다.

이에 일각에선 권 원내대표가 일단은 후퇴하는 모습을 보인뒤 차기 당권에 도전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권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다음 전당대회 출마부터, 윤석열 정부 내 공직 등은 어떻게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당분간 쉬면서 당과 나라를 위해 정치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앞으로 천천히 생각할 계획”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명확하게 ‘윤 정부 내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한 장 의원과는 약간 기류가 다르다.

권성동(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회의장 밖으로 나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친이준석계, ‘무늬만 2선 후퇴’ 비판

친이준석계에선 윤핵관 2선 후퇴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무늬만 2선 후퇴가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비상대책위원장에 ‘친윤’으로 꼽히는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오르며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시선이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지켜봐야 하지만 당분간은 어느 정도 권 원내대표의 입김은 작용할 것”이라며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모든 것을 혼자서 할 수 없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친윤으로 꼽히지 않냐”고 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지금의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보다 더 친윤핵관에 가까운 분이라고 평가된다”며 “과연 무늬만 (윤핵관의) 2선 후퇴인지 내부적으로는 오히려 더 강화하려고 하는건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큰 것 같다”고 했다. 천하람 혁신위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티 안나게 새로운 느낌으로 윤핵관이나 친윤 색채가 안 나는 분들로 모시려 한 것 같다”며 “역설적으로 친윤계 인재풀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진솔 (sincer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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