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식 개그가 뭔데?..北 젊은 군인들 '선 넘은' 장기자랑에 처벌

(평양 노동신문=뉴스1) 농장 건설에 동원된 북한군.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북한 사회안전성(경찰) 소속 군인들이 단체 오락회(장기자랑 대회)에서 한국식 창법으로 된 노래를 불러 사회안전성이 내부 기강 잡기에 나섰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안북도의 한 사법 관련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달 초 평양시 아파트 건설에 동원된 사회안전성 소속 군인들이 내부 오락회를 열고 공개적으로 불순한 만담(한국식 개그)을 하고 한국식 창법으로 노래를 부르다가 걸려 사법당국이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특히 체제 수호에 앞장서야 하는 사회안전성 소속 군인들이 이런 일을 벌여 문제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중앙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이 부대뿐 아니라 다른 부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사회안전성에 긴급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중앙에서 이 문제를 더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은 현장에 있던 간부들도 사건의 심각성을 모르고 대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앙에서는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난 것에 대해 군인들의 건전한 사상과 정신을 마비시키는 적들의 사상문화가 침투했다고 보고 있다.

사회안전성은 이번 사건에서 군인들이 벌인 행위를 두고 '적들을 도와주는 것'으로 간주, 오는 10일부터 군 간부들과 군인들을 대상으로 대 사상전을 벌일 계획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의 한 사법 관련 소식통은 또 같은 날 "사회안전성 산하 각 지역 기관들은 중앙의 지시에 따라 군 내부에 번지고 있는 한국식 노래들의 출처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중앙에서는 건전하지 못한 민간인들과의 접촉도 금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소식통은 "하지만 젊은 군인들 사이에서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된 것이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대책했지만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아무리 대 사상전을 벌이고 요란을 떨어도 호기심 많고 새것에 민감한 젊은 세대들의 흐름을 완전히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회안전성은 지난 2020년 5월 인민보안성이 이름을 바꿔 단 명칭으로 우리나라의 경찰청에 해당하는 기관이다. 사회안전성에서는 테러(폭력) 방지나 집단시위 진압 등 대규모 병력 동원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사회안전군을 상시적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사회안전군은 국가 건설 사업이나 수해복구작업 등에 투입되기도 한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