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윤핵관이라는 말 제발 그만..이준석은 反핵관인가"(종합)
이준석에 "지혜로운 판단 했으면..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너면 안돼"
"대통령과 1대1 소통하고 직거래, 바람직 안해..인사추천 한 적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최덕재 기자 =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게 된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8일 이준석 전 대표가 만든 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재형 의원에게 비대위원을 맡길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 부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 인선에 대한 질문에 "아직 말씀은 안 드렸는데 최재형 의원께는 꼭 참여를 부탁드리고 싶은 생각"이라며 "혁신위와 비대위가 유기적으로 잘 소통되고 협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의원이 지난번 공천관리위원회에서도 같이 일해봤는데 굉장히 제가 배울 점이 많아서 꼭 좀 모시고 싶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정 부의장은 비대위원 인선의 핵심 기준을 묻는 말에 "당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제 일차적인 임무이기 때문에, 지역 안배도 좀 하고 통합이라는 목표에 걸맞은 통합형 인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지금 (기존 비대위가) 9명인데 11명이 넘지 않도록 가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비대위원 인선 시점에 대해서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고민하고 인선해서 연휴가 끝난 직후에 발표하려 한다"고 했다.
이어 비대위원들을 전원 교체할지, 일부만 교체할지에 대해선 "그런 것도 한 번쯤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고 답했다.
정 부의장은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시점에 대해선 "아직 시점을 딱 언제까지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며 "무슨 비대위가 '관리형이다, 통합형이다, 무슨 무슨 형이다'라고 규정짓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앞선 '주호영 비대위'에 친윤계 인사가 포함돼 비판이 있었다는 질문에는 "친윤이니 무슨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니 이러는 건 참 고약한 프레임"이라며 "노무현 정부 때 핵심이었던 이광재, 안희정 씨를 두고 '노핵관'이라 했나. 문재인 정부 때 핵심이었던 임종석, 조국 씨에 대해 '문핵관'이라고 네이밍을 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준석 전 대표가 처음 만든 '윤핵관' 표현에 대해 "윤핵관이라는 네이밍은 좀 고약한 냄새가 난다. 거기에는 조롱과 분열의 의미가 덧씌워져 있어서 저는 좀 불쾌하다"며 "우리 당 모든 의원들이 윤 대통령 당선을 위해 뛰었고 그분들 다 윤핵관이고 친윤이다. 윤핵관이란 말 좀 언론에서도 제발 그만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핵관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네거티브하게 보는데 뭐 이준석 전 대표는 반(反)핵관입니까?"라며 "그런 프레임 네이밍을 하지 말자. 민주당도 그런 거 안 해요"라고 했다.
정 부의장은 '비대위원장을 맡는 동안 국회부의장직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민주당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질문에는 "민주당? 글쎄요"라면서 "제가 임기가 12월31일까지라 세 달 좀 넘게 남았는데 권성동 원내대표의 얘기는 과거 사례를 들면서 겸직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었으나, 의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이준석 전 대표가 SNS를 통해 새 비대위 출범에 대해 '쿠데타' 등 표현을 쓰며 연일 비판하는 것과 관련,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시간이 꽤 흘렀는데 제가 '소이부답'이라고 말씀드린 이후에는 제가 공사석에서 이 대표 얘기는 거의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표의 윤리위 '추가 징계안'을 철회할 생각인지 묻는 말에도 "제가 소이부답 이후로는 어떤 언급을 공사석에서 한 적이 없다"고만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새 비대위 출범 직후 곧바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예고한 데 대해선 "어제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이 전 대표가) 현명하고 지혜로운 판단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면 안 되겠죠"라고 했다.
정 부의장은 비대위원장 수락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과 연락했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내가 이렇게 저렇게 구체적으로 밝힐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저는 취임 이후에 대통령께 직접 전화도 잘 안 드린다. 제가 대통령실 메커니즘을 잘 알기 때문"이라며 "거기(대통령실) 비서실장도 계시고 정무수석도 계시기 때문에 가급적 대통령과 1대 1로 소통하고 직거래하는 듯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비서실장, 정무수석과 먼저 상의하는 게 순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과 일대일로 전화 걸고 주고받고 이런 사이 아니다"라며 "나 지금 대통령실에 단 한 사람도 인사 추천한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악의적인, 고약한 네이밍과 프레임을 갖고 우리 정치를 자꾸 희화화하거나 정치 수준 자체를 조롱거리로 만들고, 분열적인 의미가 덧씌워지는 퇴행적 정치는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의장은 비대위원장 수락 배경에 대해 "나는 내 스스로 보수주의자이고, '나는 보수다'라고 얘기하는데 내가 생각하는 보수는 국가 대의를 위해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보수라 생각한다"며 "한가하게 물러나 있을 수도 있지만 당이 어려운 지경을 목도하며 그렇게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독배니까 피해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과거에 비대위원장을 영입해서 당내 위기를 수습해 본 경험도 있고, 어느 한쪽의 계파에 경도돼서 정치를 해 온 사람이 아니고,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도 아니고 늘 중도적이고 중립적인 통합적인 정치를 하려고 노력을 해온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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