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2천500명 숨져..생존자도 모두 고령

박수윤 2022. 9. 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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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8일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당국회담을 제의한 가운데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지만 북녘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끝내 눈을 감은 사람이 올해에만 2천500명을 넘었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월 말까지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으나 사망한 신청자 수는 총 2천50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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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시간 많지 않아"..2018년 8월이후 상봉 행사 올스톱
'날 잊지 말아요' (금강산=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둘째 날인 25일 오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의 박춘자(77)씨가 북측의 언니 박봉렬(85) 할머니 볼에 입을 맞추고 있다. 2018.8.25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정부가 8일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당국회담을 제의한 가운데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지만 북녘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끝내 눈을 감은 사람이 올해에만 2천500명을 넘었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월 말까지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으나 사망한 신청자 수는 총 2천50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기준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사람은 총 13만3천654명인데 이 가운데 생존자는 약 32.7%(4만3천746명)에 그친다. 나머지 67.3%(8만9천908명)는 이미 고인이 됐다.

생존한 신청자 대부분도 고령이라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90세 이상은 29.4%, 80대는 37.0%로 80세 이상이 3분이 2를 차지한다.

[표] 이산가족 연령별 생존자 현황

※ 출처 =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

이산가족 상봉은 2000년 8월 처음 시작돼 2018년 8월까지 총 21회 열렸다.

그러나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 정세가 급랭하면서 4년 넘게 재개되지 않고 있다.

특히 2018년 9·19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됐던 상설면회소 개소와 화상 상봉, 영상 편지 교환 역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상태다.

북한은 지난 6월 집중호우와 최근 태풍 '힌남노' 등 급박한 자연재해 상황에서도 남측의 협조 통지문을 수령하지 않는 등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와 남측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반감으로 국경을 꽁꽁 봉쇄해 민간 차원의 교류도 전무하다.

한 정부 당국자는 "이산가족 상봉은 준비에만 40일이 넘게 걸린다"며 지금처럼 북한이 대화에 일절 응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재개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역대 이산가족 상봉행사 [연합뉴스 그래픽]

다만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를 단순한 인도적 문제를 넘어 남북대화 재개 시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할 사안으로 보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고령 이산가족들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화상상봉장 7곳을 전국에 증설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전날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황해도 벽성군 출신의 이산가족을 방문해 위로했다. 이북5도청에서 열린 '제42회 이산가족의 날' 행사에 참석해 정책 의지도 피력했다.

김기웅 통일부 차관 역시 추석 당일인 오는 10일 임진각 망배단에서 열리는 '제53회 합동경모대회'에 참석해 하루빨리 가족 상봉이 이뤄지기를 기원할 예정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제노·이수석 연구위원은 "80세 이상 고령자 대다수의 생존 기간이 10여 년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10여 년 후에는 '이산가족'이라는 용어 자체도 사용할 일이 없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이산가족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동안 남북관계가 경색되거나 교착 상태에 놓이면 이산가족 상봉이 중단됐으며,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키기 위해 일정한 양보 방안을 고려해야 했다"며 "이제는 이러한 관행에서 탈피해 이 문제의 한쪽 당사자인 북한의 성의를 촉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인사' (금강산=연합뉴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 날인 26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을 마치고 버스에 오른 북측 가족들이 남측 가족들과 헤어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8.26 [뉴스통신취재단]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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