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재계약도 복비 50만원" 불황에 야박해진 중개업소들

김아름 2022. 9. 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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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만기에 맞춰 잔금 입금과 계약서 작성을 앞두고 부동산 중개업소는 수수료 50만원을 내라고 요구했다.

통상적으로 최초 계약시 보다 재계약시 부동산의 역할이 크지 않기 때문에 무료로 연장 계약서를 써주거나 5만~20만원 수준의 대필 수수료를 받고 있다.

중개업소 입장에서는 재계약이더라도 계약서를 쓸 때 중개사무소 직인과 공제증서 발급 등이 모두 이뤄지기 때문에 부동산이 책임지는 부분이 있어 수수료 요구는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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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올린만큼 수수료 책정 가능하지만
대필료 5만~20만원만 내던 고객들은 당혹
극심한 부동산 거래 한파가 지속되면서 지난달 신규 개업한 공인중개업소 수가 약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 공인중개업소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 내달 전세 만기가 돌아오는 A씨는 전세금을 2억5000만원 올려 재계약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만기에 맞춰 잔금 입금과 계약서 작성을 앞두고 부동산 중개업소는 수수료 50만원을 내라고 요구했다. 통상 재계약을 할 때 10만원 정도 비용으로 계약서를 써주는 게 관례라고 생각한 A씨는 고민이 많아졌다. 중개인이 별다른 수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50만원은 부담스러운 가격이기 때문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집값이 떨어지면서 역대급 거래절벽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고사위기에 직면한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고육지책으로 재계약 고객들에게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대필료 정도만 받고 계약서를 작성해주던 공인중개사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수수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대필료 수준의 수수료를 기대하던 고객들과 입장 차이를 보이며 갈등이 커지고 있다.

역대급 거래절벽에 중개업소도 줄폐업
서울 개업 공인중개사 현황 /그래픽=정기현 기자

중개업소 입장에서는 매수 문의나 손님이 거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입장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8월 전국 신규개업 공인중개업소는 1074개로 지난 2019년 9월(994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7월에는 2년 10개월만의 최저 개업과 함께 전국 17개 광역·특별지방자치단체 중 8곳에서 공인중개업소 신규개업 보다 폐·휴업이 많았다. 공인중개사 수 역시 4월(11만8280명), 5월(11만8860명), 6월(11만8924명) 3개월간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달 11만8917명으로 줄었다. 2·4분기 서울 개업 공인중개사 수는 1·4분기 보다 3226명 감소한 2만7346명으로 집계됐다.

손님들은 "하는 일도 없는데" vs 중개업소는 "정당한 요구"

법적으로 재계약의 경우라도 100% 중개수수료를 청구할 수 있지만 대부분 중개사들이 청구를 못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최초 계약시 보다 재계약시 부동산의 역할이 크지 않기 때문에 무료로 연장 계약서를 써주거나 5만~20만원 수준의 대필 수수료를 받고 있다. 또 보증금이 올랐다면 요율을 정해 증액분으로 계산해 전세 재계약 복비를 책정하고 있다. 중개업소 입장에서는 재계약이더라도 계약서를 쓸 때 중개사무소 직인과 공제증서 발급 등이 모두 이뤄지기 때문에 부동산이 책임지는 부분이 있어 수수료 요구는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물론 당사자 개인끼리 계약서에 올라간 금액을 적거나 기존 금액을 조정해서 도장을 찍어도 상관은 없지만 이 경우 사고가 나면 개인이 온전히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는 리스크가 있다.

공인중개사 협회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하면 중개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에 재계약할 때 수수료를 받지 말라는 규정은 없다"라며 "판례상으로 100%도 청구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서 한장당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라며 "재계약을 하더라도 저당권이 설정된 건 없는지, 세금과 관련한 채무관계는 없는지, 변동사항을 살펴야 하는 부분이 있고 세입자에게 피해가 발생한다면 책임져야 하는 부분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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