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대위장에 정진석 "독배 피하지 않겠다"

강경석 기자 2022. 9. 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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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새 비대위원장으로 정진석 국회부의장(사진)이 7일 추대됐다.

지난달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주호영 의원이 새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한 데 이어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던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까지 당의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서 결국 정 부의장이 새 비대위원장을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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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새 비대위원장으로 정진석 국회부의장(사진)이 7일 추대됐다. 지난달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주호영 의원이 새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한 데 이어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던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까지 당의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서 결국 정 부의장이 새 비대위원장을 맡게 됐다.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정 부의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추인된 직후 “정 부의장이 여러 차례 고사했지만 제가 3번이나 찾아가 설득했다”고 밝혔다. 정 부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다들 비대위원장을 독배라고 한다. 하지만 더 이상 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집권 여당의 국정에 대한 무한책임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수차례 고사 끝 ‘與 구원투수’로… “黨내분-분열 지우개로 지우고 싶은 심정”


與 비대위원장에 정진석
유력 후보였던 박주선, 끝내 거절
“鄭, 4년 끊은 담배 피우며 수락”
鄭, 지방선거 후 이준석과 공개 설전
李 “욕심 끝이 없어” 페북에 개 사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8일 오전 국회로 출근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당 내분과 분열을 지우개로 지워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7일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전격 수락한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무거운 표정으로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당초 비대위원장을 고사했던 정 부의장이 결국 당의 구원투수로 나서게 된 과정 자체가 집권 여당의 극심한 내홍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5선의 정 부의장은 전날(6일) 중진 의원 간담회 때까지만 해도 공개적으로 “제가 비대위원장직을 맡을 생각이 없다는 걸 분명히 했다”고 했다. 하지만 당내 유력 후보였던 주호영 의원에 이어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까지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하자 결국 고심 끝에 승낙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정 부의장이 4년 동안 끊었던 담배까지 피우면서 처음에는 완강하게 거절하다가 세 번째 찾아갔을 때 마지막에 승낙해주셨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12월까지 국회부의장직을 맡게 돼 있어 비대위원장을 겸임하게 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이 비대위원장 구인난을 겪은 이유는 이준석 전 대표가 낸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법원에서 추가로 가처분 인용 결정을 내릴 경우 주 의원에 이어 또다시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라 누구도 선뜻 승낙하지 못한 것”이라며 “외부 인사들은 최소 6개월 이상 임기가 보장되길 원했던 터라 후보군이 극히 제한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오른쪽)와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정 부의장은 이날 국민의힘 새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됐다. 사진공동취재단
당초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 전 새 비대위 출범을 마칠 계획이었지만 정 부의장은 이날 비대위원 인선과 관련해 “연휴 기간 중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19일경 권 원내대표 후임 선출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 당 지도부 안정화까지는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전 대표와 6·1지방선거 직후 공개 설전을 벌였던 정 부의장이 비대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새 비대위와 이 전 대표 간 극한 대립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 부의장은 6월 이 전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자기 정치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고, 이 전 대표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정 부의장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호소인’이라고 했다. 이날 페이스북에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문구가 적힌 시바견 사진을 올린 이 전 대표는 8일 전국위원회에서 정 부의장의 비대위원장 인선을 의결하면 즉시 법원에 세 번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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