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옆 위험신호..포항시 '하천 정비'가 빌미 됐나

이승환 기자 2022. 9. 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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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피해가 컸던 이유도 반드시 짚어야 할 텐데요. 주민들은 아파트 옆 하천이 갑자기 넘친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하천 정비를 해왔는데 이게 문제였다는 겁니다.

이승환 기자가 현장에서 살펴봤습니다.

[기자]

쏟아지는 빗물 사이로 줄지어 서 있는 자동차들.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면서 차들은 피할 곳을 찾아 뒤엉킵니다.

우왕좌왕하는 동안 금세 차 바퀴까지 물에 잠깁니다.

사람 무릎 정도 높이입니다.

물은 지하 주차장을 가득 채웠고 이후 지상도 물길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박송환/피해 아파트 주민 : 보닛까지 물이 차더라고요. 그게 한 8분? 자꾸 물이 범람하는데…]

이렇게 순식간에 물이 차오른 건 아파트 근처에 있는 하천인 냉천이 둑을 넘었기 때문입니다.

포항시는 지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그리고 2020년에 약 260억 원을 들여 하천을 정비했습니다.

제방을 쌓고 굽이치는 하천을 바로잡는 작업이었습니다.

주민들은 이 정비사업이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산책로 등을 만들기 위해 강바닥을 메웠는데 정작 둑은 그대로 두는 바람에 하천이 감당할 수 있는 물의 양이 적어졌다는 겁니다.

[김종철/피해 아파트 주민 : 공사를 하면서 강바닥이 높아졌고 양쪽에 산책로를 만들면서 훨씬 물그릇이 작아지니까 그 물이 어디로 가겠어요. 범람하잖아요.]

하지만, 포항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정비 사업을 할 때는 최근 80년 강우를 기준으로 범람에 대비하는데, 이번에는 예상할 수 없는 천재지변이었다는 겁니다.

[포항시 관계자 : 시간당 77㎜까지는 지방하천으로서 홍수에 피해 안 나도록 그런 시설이 돼 있는 겁니다. 이번에는 110㎜가 왔잖아요. 지방하천은 80년 빈도로 설계합니다.]

전담 수사팀을 꾸린 경북경찰청은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습니다.

실종자 수색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장 감식을 벌일 예정입니다.

(영상디자인 : 조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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