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 만난 한미일 북핵대표 "北 핵실험시 신속·단호히 대응"

"대화·외교의 문도 열려 있어".. 尹 '담대한 구상'도 논의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가 7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됐다. 왼쪽부터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한미일 3국의 북핵수석대표들이 7일 북한의 제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그리고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임했다.

미국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미국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준비해왔다고 평가한다"며 "한일과 함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군사적 태세 조정과 북한의 도발에 따른 대응도 준비하고 있다"며 "우린 역내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와 억지에 모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외교부 김 본부장도 최근 북한 최고지도부가 핵무기 선제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7차 핵실험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며 "우린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신속하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7차 핵실험에 필요한 준비를 마무리해둔 상태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김 본부장은 북한을 향한 대화·외교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북한에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은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에 나서면 그 단계별로 경제적 지원을 포함해 상호 신뢰 구축 등을 위한 정치·군사적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이 이명박 정부 시절의 '비핵·개방·3000' 구상(북한이 비핵화·개방에 나서면 대북투자 확대 등을 통해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10년 내 3000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과 다를 게 없다며 일단 거부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후나코시 국장도 이날 협의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한미일 3국 간의 '억지력 강화' 논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다만 그 역시 북한을 향한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며 우리 정부가 제시한 '담대한 구상'에 대해서도 논의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미일 3국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 하와이에서 열린 안보실장 회의를 연 데 이어 이날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이날 협의에선 안보실장 회의 당시 논의된 북한의 7차 핵실험시 '차별화된 대응'을 비롯해 한미일 3국 차원에서의 '대북 확장억제' 전략 등이 구체화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앞서선 한미·한일 및 미일 간 협의도 잇따라 진행됐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