량차오웨이, 직접 고른 대표작 들고 부산영화제 온다
칸 황금종려상 '슬픔의 삼각형'·우크라 감독 다큐 '파괴의 자연사' 상영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홍콩 배우 량차오웨이(양조위)가 내달 개막하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직접 고른 자신의 대표작 여섯 편을 상영하고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올해 프랑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슬픔의 삼각형'을 비롯해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은 유명 감독들의 작품이 한국 관객을 처음 만난다.
량차오웨이,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 선정
부산국제영화제는 7일 화상 기자회견에서 량차오웨이를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아시아 영화산업과 문화 발전에 두드러진 활동을 한 영화인 또는 단체에 주는 상이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1989년 베네치아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비정성시' 이래 30년 넘는 세월 동안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영화팬들로부터 변함없는 존경과 사랑을 받아온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배우 중 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량차오웨이는 다음 달 5일 개막식에 참석해 수상할 예정이다.
그가 출연한 영화 가운데 '비정성시'를 비롯해 '씨클로'(1995), '색, 계'(2007) 등 세 편이 베네치아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화양연화'로는 2000년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올해 부산영화제에서는 '양조위의 화양연화'라는 이름으로 량차오웨이가 선정한 대표작 여섯 편이 상영된다. '2046', '동성서취', '무간도', '암화', '해피 투게더'. '화양연화' 등이다. 여섯 편 가운데 세 편이 왕자웨이(왕가위) 감독 연출작이다. 량차오웨이는 상영 후 관객과 대화 자리도 갖는다.
칸·베를린 수상작 대거 상영
올해 부산영화제에서는 최근 칸·베를린 등 국제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작품들도 대거 초청됐다.
지난 5월 제75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슬픔의 삼각형'(루벤 외스틀룬드 감독),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클로즈'(루카스 돈트 감독)가 나란히 한국 관객에게 처음 선보인다.
심사위원상 수상작인 '여덟 개의 산'(펠릭스 반 그뢰닝엔·샤를로트 반더미르히 감독), 각본상을 받은 '보이 프롬 헤븐'(타릭 살레 감독), 여우주연상 '성스러운 거미'(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 감독) 등 올해 칸영화제 수상작만 열네 편에 달한다.
지난 2월 열린 제72회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 '알카라스의 여름'(카를라 시몬 감독)과 은곰상(예술공헌상)을 받은 '에브리씽 윌 비 오케이'(리티 판 감독),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미얀마 다이어리'(미얀마 영화집단) 등도 초청작에 포함됐다.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시네마드라마틱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우타마, 우리집'(알레한드로 로아이사 그리시 감독), 감독상 수상작 '클론다이크'(마리나 얼 고르바흐 감독), 로카르노영화제 황금표범상 수상작 '룰 34'(줄리아 무라트 감독)도 상영된다.
이밖에 '아마겟돈 타임'(제임스 그레이 감독), 'R.M.N.'(크리스티안 문주 감독), 'EO'(제르지 스콜리모우스키 감독), '미래의 범죄들'(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 '브라더 앤 시스터'(아르노 데플레생 감독), '바르도, 약간의 진실을 섞은 거짓된 연대기'(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노바디즈 히어로'(알랭 기로디 감독) 등이 초청돼 최근 세계 영화계 흐름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싱가포르 감독의 '아줌마'…국가간 혼종 경향 뚜렷
올해 프로그램에는 최근 아시아권에서도 뚜렷해지는 영화계의 국가 간 혼종 경향이 엿보인다.
캄보디아계 프랑스인 감독 데이비 추가 오광록·김선영 등 한국 배우들과 함께 한국에서 찍은 '리턴 투 서울'이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에서 상영된다.
어릴 적 프랑스로 입양된 20대 여성 프레디가 자신이 태어난 한국으로 돌아와 친부모를 찾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5월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선보인 바 있다.
싱가포르 신인 감독 허슈밍이 연출한 '아줌마'는 뉴 커런츠 부문에서 상영된다. 한국 드라마에 빠진 싱가포르 여성이 한국을 방문하는 이야기다.
드라마 시리즈 섹션 '온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커넥트'는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정해인·고경표·김혜준 등과 촬영한 작품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송강호·강동원·배두나·이지은(아이유) 등을 기용해 연출한 '브로커'도 상영된다.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는 "의도적으로 K콘텐츠를 소개하자는 생각으로 초청한 건 아니다"라며 "외국 감독들이 한국과 무언가 해보려는 경향을 충실히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영화 1편…마리우폴서 숨진 감독 작품 상영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영화를 어떻게 다룰지가 내내 영화계 화두였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러시아 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의 '차이콥스키의 아내'가 이름을 올리자 우크라이나 영화계가 비판하기도 했다.
올해 부산영화제 상영작 가운데는 러시아 감독 알렉산더 소쿠로프의 '페어리테일'이 아이콘 섹션에 포함됐다.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는 "국제영화제들이 공동전선을 펼치고 있다. 러시아 영화를 틀지 않는 게 아니라 국가가 지원한 일종의 국책영화를 선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국책영화 또는 전쟁에 협력하는 감독의 영화는 상영하지 않고 예술성과 독립성을 작품 선정 기준으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영화제의 입장을 보여주는 작품 두 편도 초청됐다. 우크라이나 출신 감독 세르히 로즈니챠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독일 공습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파괴의 자연사', 지난 4월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 공격으로 숨진 리투아니아 다큐 감독 만타스 크베다라비시우스의 '프롤로고스'가 상영된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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