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뚫린 환율에 韓기업들 '비상'.. 항공·철강 직격탄

신민준 입력 2022. 9. 7. 16:35 수정 2022. 9. 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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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국내 기업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가장 애가 타는 기업들은 바로 항공사들이다.

항공업계 1위인 대한항공(003490)의 경우 올해 2분기 기준 순외화부채가 약 35억달러(약 4조7200억원)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35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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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384.2원으로 1400원 육박..5거래일 연속 상승
항공, 유류비 등 달러 결제로 외화평가손실 발생
철강·석유화학, 생산원가 상승따른 수익 저하 우려
반도체·자동차·배터리, 美투자 비용 증가 부담..삼성 등 4대그룹 美투자액 10조원↑

[이데일리 신민준 박민 기자]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국내 기업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항공과 철강, 석유화학 관련 기업들은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등 미국 투자를 앞두고 있는 기업들도 비용 부담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전경.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 5거래일 연속 연고점 경신

7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71.7원) 대비 12.5원 상승한 1384.2원을 기록했다. 장중 한 때 원·달러 환율은 1388.4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고가, 종가 기준으로 모두 5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가장 애가 타는 기업들은 바로 항공사들이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의 충격에서 막 회복하기 시작한 항공사들은 고환율에 발목이 다시 잡히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장기 리스료와 유류비 등을 모두 달러로 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화 부채 상환 부담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항공업계 1위인 대한항공(003490)의 경우 올해 2분기 기준 순외화부채가 약 35억달러(약 4조7200억원)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35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284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3년째 영업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저비용항공사들에 대한 타격은 더 크다. 항공사들은 환율변동으로 위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원화 고정금리 차입을 최대로 추진하는 동시에 원화와 엔화 등 차입 통화 다변화해 달러화 차입금 비중 축소하며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세진데다 환율 상승에 따른 여행심리 위축으로 여객 수요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철강과 석유화학업계도 고환율로 촉발된 생산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저하 악영향이 예상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에서 고환율은 철강과 석유화학업계의 비용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철강재 생산에 필요한 철광석과 제철용 연료탄 등 원재료를 해외에서 달러로 구매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로 원재료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피해가 불가피하다. 석유화학업계도 기초 원료로 쓰이는 납사(나프타)의 수입 가격이 올라 수익을 악화시키고 있다.

환율 상승→수출기업 경쟁력 제고 ‘옛말’

자동차와 반도체, 배터리업계는 환율 상승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리고 있지만 미국에 대규모 신규 투자를 앞두고 있어 비용 부담이 커졌다. 삼성·SK·현대차·LG 등 국내 4대 그룹이 최근 밝힌 대미(對美) 투자 금액은 700억달러(약 94조원) 수준이다. 연초 기준으로는 84조원 규모였는데 몇 개월 사이에 10조원이 늘어난 셈이다.

문제는 고환율이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 증가로 이어진다는 과거 통념이 깨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우리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원화 표시 매출액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고환율로 에너지와 부품 등 생산 요소의 수입 단가가 많이 오르면서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면 수출 기업이 무조건 유리하다는 것은 옛말”이라며 “원재료 매입 비용이 급등하고 달러 부채나 투자 비용이 오르는 등 기업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신민준 (adoni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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