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땡'은 없었다..이재명 '맞불'에 與 지지율 요지부동
"유일한 출구전략은 국감 전 與 내홍 수습"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이재명 의원이 등판하면 달라지지 않겠나. '이재명 나오면 땡큐'라고 보면 된다." 지난 7월 시사저널이 만난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이 한 말이다. 당시 30% 초반까지 추락하던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돌파구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당 대표 출마에서 찾는다는 취지였다. 이재명 의원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대두될 테니 여권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현재, 정국은 해당 의원의 바람대로 흘러가진 않았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30% 초중반대에서 정체됐다. 유의미한 상승폭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가장 최근 발표된 조사에선 오히려 하락세가 감지됐다. 여권에서 기대한 윤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 타이밍이 밀려난 셈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언제 회복될 수 있을까.
이재명 등판해도 尹대통령 지지율은 '정체'
7일까지 전개된 정치권 상황만 놓고 보면 윤 대통령 지지율에 호재로 통할만한 사건이 다수 발생했다. 이재명 의원과 그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각각 허위사실공표 혐의와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 통보를 받았다. 이로써 여권에서 국면 전환 카드로 기대했던 이 의원의 사법리스크가 고조됐다. 동시에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경찰 출석을 앞두고 있다. 윤석열 정부표 사정정국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엔 하락세가 감지된다. 지난 5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 결과(미디어트리뷴 의뢰, 8월29~9월2일, 2516명 대상),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1.3%포인트 떨어진 32.3%였다. 4주 만에 소폭 내림세로 전환했다. 일간 지지율 기준으로는 29.4%까지 내려앉았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1.7%포인트 하락한 37.3%로, 민주당에 비해 9.1%포인트 밀려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지지율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주효한 이유는 야권의 '맞불' 때문으로 풀이된다. 위기감을 느낀 야권 지지층이 결집할 빌미를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검찰 소환에 맞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추진하고 윤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했다. 두 카드 모두 법리적 실현 가능성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그런데도 초강수를 둔 데에는 이 대표를 향한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희석시키고 집토끼를 단속하려는 정치적 노림수가 있어 보인다.
국정감사 벼르는 野, 내홍 수습 전념하는 與
반대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하는 국민의힘은 지도부 난맥상에서 두 달째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국민의힘은 오는 8일 새 비대위를 출범한다는 계획이지만, 추가 효력정지 가처분이 예고돼있어 명운을 장담할 수 없다. 법원에서 재차 제동을 건다면, 여권의 내홍은 악화일로 할 수 있다. 야권은 이 대표를 구심점으로 권력 정비에 돌입했는데 여권은 지리멸렬한 상황이어서,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이 때문에 여권의 지지율 돌파구로는 '내홍 수습'이 최우선적으로 거론된다. 특히 오는 10월 국정감사가 시작하는 만큼, 그 전에 내홍을 수습하고 전열을 가다듬어야 출구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국감 이전에 내홍을 수습한다면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가 부각되면서 각 지지층 결집 효과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의 2선 후퇴도 긍정적 시그널로 통한다. '윤핵관' 좌장 격인 권성동 당 대표 대행은 새 비대위 출범 이후 거취를 정리하겠다고 예고했다.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미리 선언한 장제원 의원과 함께 표면상으로는 '윤핵관'들이 권력의 중심에서 멀어지는 그림이다. 국민의힘은 곧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해 분위기를 쇄신한다는 계획이다. 이 역시 시점은 국정감사 이전으로 잡았다. 결국 여권의 지지율 분수령은 다음달 4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 전후로 나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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