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뺑소니범 목격하고 추적한 택시 기사

경찰, 추적 끝에 사고지점 4km 떨어진 곳에서 검거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택시 기사가 새벽 시간대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내고 달아난 운전자를 검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7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40대 택시 기사 A씨는 이날 3시 38분께 제주시 이도동 광양사거리 방면으로 가던 중 CGV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대기를 하다 같은 방면으로 가던 승용차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3명을 치는 사고를 목격했다.

A씨는 승용차 운전자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하자 즉시 승용차를 따라가며 112에 신고했다.

A씨는 경찰에 위치를 알려주며 승용차를 바짝 추적했지만, 뺑소니 운전자가 골목길로만 골라 도주하는 바람에 제주시 도남e편한세상아파트 인근에서 차를 놓쳤다.

경찰은 A씨 신고를 토대로 인근 지역을 샅샅이 뒤졌고, 오전 4시 15분께 제주시 이도동 KAL사거리에서 뺑소니 차를 발견했다.

경찰차를 보고도 도주를 멈추지 않던 뺑소니 운전자는 결국 사고 발생 30여 분 만인 오전 4시 15분께 사고지점에서 약 4㎞ 떨어진 제주시 건입동 사라봉 인근에서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뺑소니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0.08% 이상) 수치보다 높은 0.167%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음주운전 뺑소니 운전자 40대 B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목격자는 A씨가 유일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 3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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