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매일 2만개 해외직구 상품 X-레이 검사.. 한진 새 먹거리 '글로벌 물류센터'

인천=권오은 기자 2022. 9. 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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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특송 통관장 통해 시간 반나절 단축
月 처리물량 50만개서 100만개로 확대 중
한진, 2025년 글로벌 사업 매출 1조원 청사진

지난 1일 오후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 한진 인천공항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글로벌 복합물류센터) 1층 ‘특송 수입 통관장’에 글로벌 전자상거래(이커머스) A사 고객들이 해외 직구(직접 구매)한 상품들이 도착했다. 크로스 벨트를 따라 움직인 상품들의 바코드와 이미지 정보가 자동으로 스캔됐고, 엑스레이(X-ray) 촬영이 이어졌다. 운송장 정보와 수직·수평 엑스레이 사진 등은 곧장 인천세관 판독실로 전달, 신고된 상품 정보와 실제 일치하는지 검사를 받았다.

반출이 허락된 상품들은 초록색 ‘OK’ 표시가 나타났다. 총기나 마약류, 검역이 필요한 상품으로 의심되면 소터(Sorter·화물 분류기)가 따로 빼내, 세관 직원이 다시 검사한다고 했다. 통관 절차가 끝난 상품은 배송지 별로 한진 택배차에 실렸다. 매일 2만여개의 상품이 특송 수입 통관장을 통해 전국으로 향한다. 이곳은 24시간 운영되는데, 1분에 약 14개의 상품을 처리하는 셈이다.

지난 1일 한진 인천공항 GDC 내 특송 수입 통관장에서 상품들을 스캔하고 엑스레이 촬영하는 모습. /권오은 기자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진이 글로벌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글로벌 사업은 국제 특송과 포워딩(Forwarding·국제물류 주선업) 등 국내외 상품을 보관, 분류, 환적, 수출입하는 물류 서비스를 일컫는다. 한진은 올해 ‘중장기 비전 2025′를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글로벌 사업 매출을 1조원으로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진의 글로벌 사업부문 1호 물류거점인 인천공항 GDC가 구심점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한진 인천공항 GDC는 사무동 1980㎡(약 600평)와 창고동 1만7850㎡(약 5400평) 규모로 2020년 8월 문을 열었다. 자체 시설로 특송 수입 통관장을 갖췄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에서 들여온 상품은 인천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통관과 분류 절차 등을 거친다. 특송물류센터에 40여개 업체의 물량이 모이다 보니 앞 상품들이 출고되기까지 대기해야 한다.

반면 한진 인천공항 GDC는 자체 특송 수입 통관장을 통해 반나절가량 빠르게 통관과 배송 준비 작업을 마무리한다. 한진 인천공항 GDC가 서울 지역으로 가는 오전 출고 상품을 ‘당일 배송’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한진은 인천 GDC의 당일 배송 지역을 수도권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설비도 확장하고 있다. 특송 수입 통관장에 가동 중인 2개의 엑스레이 라인 옆에 2개의 라인이 지난주에 더 설치됐다. 한진은 현재 관세당국의 현장검증 절차를 밟고 있다. 운영허가가 나면 특송 수입 통관장의 월 처리량이 기존 50만개에서 100만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차정호 한진 이커머스1그룹 그룹장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되기 전에 추가 라인을 가동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1일 한진 인천공항 GDC. 크로스벨트 소터가 통관을 통과한 상품은 오른쪽으로, 통관에서 문제가 있었거나 별도 관리해야 하는 상품은 왼쪽으로 자동 분류하고 있다. /권오은 기자

한진 인천공항 GDC는 특송 수입 통관장 외에 기업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날 창고동 1층 보세창고에선 글로벌 패션 브랜드 B사의 상품을 지역별 매장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보통 상품들은 서울 매장에 오후 9시 전까지, 부산 매장에도 새벽 3시 전까지 배송해 이튿날부터 판매할 수 있다고 한다. 3층에선 카페24 플랫폼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운영하는 판매자들이 보낸 개별 주문상품 포장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작업이 끝나면 각 항공사·특송사 화물기에 실어 해외에서 주문한 고객들에게 배송된다.

한진은 더 많은 서비스를 위해 인천공항 GDC 창고동 2층에 수출상품을 위한 보세창고를 다음달까지 조성할 예정이다. 같은 층에 해상·항공(Sea & Air) 연계 운송용 공간도 올해 안에 구축할 계획이다. 인천항 한진컨테이너터미널(HJIT)과 인천글로벌물류센터(IGDC)를 통해 선박으로 들어온 상품을 항공기로 환적 수출하는 방식이다. 차 그룹장은 “중국 내 항만·공항들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접한 인천항과 인천공항을 연계해 운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 인천공항 GDC 전경. /한진 제공

한진은 창업 80주년인 2025년까지 현재의 2배 수준인 연매출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올해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15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사업 매출만 1조원까지 키울 계획이다. 해외법인도 12개국에서 19개국으로 늘리고,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법인은 자체 물류시설 확장도 추진하고 있다.

한진은 글로벌 사업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 직구·역직구 물류가 활발해지면서 성장세가 가파른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진의 글로벌 사업부문 매출은 지난해 3162억원으로 2020년보다 48% 증가했다. 택배 사업(12%)과 물류 사업(7%)의 매출 증가율을 웃돌았다. 2016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진 글로벌 사업부문은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2506억원, 영업이익 72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진 관계자는 “국내에선 인천공항 GDC를 통한 역량을 강화하고, 해외에선 미국, 중국, 유럽 동남아 법인을 중심으로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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