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 통계로 만들어진 한국 당뇨보험

박광범 기자 2022. 9. 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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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보험사들은 희귀질환 보장 강화나 헬스케어 산업 성장 등에 공공의료데이터를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반면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이 막힌 국내 보험사들은 국민들을 위한 보험 상품을 개발할 때조차 외국인 의료데이터를 쓰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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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모래주머니 떼야 국민도 편해진다](下)②


해외 보험사들은 희귀질환 보장 강화나 헬스케어 산업 성장 등에 공공의료데이터를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반면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이 막힌 국내 보험사들은 국민들을 위한 보험 상품을 개발할 때조차 외국인 의료데이터를 쓰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에서는 민간 보험사 카이저퍼머넌트(Kaiser Permanante)가 의료 데이터 분석을 통해 치료시기가 지연된 환자를 자동 감지해 통보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운용 중이다. 고위험 환자를 사전 예측하는 서비스다. 예컨대 파열된 복부대동맥류에 의한 사망 중 25%가 조기 치료 실패로 인한 것이라는 의료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사 보험 가입자 중 조기 치료가 필요한 위험환자 1581명을 발견해 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안내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보험사는 의료데이터 분석을 통해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와 당뇨환자도 가입 가능한 보험상품을 개발해 판매 중이다.

핀란드는 정부 차원에서 헬스케어와 바이오 등 혁신산업 육성을 위해 전국민 의료정보를 암호화해 개방하고 있다. 데이터 개방을 통한 사회적 부가가치 창출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암호화 된 전국민 의료정보는 민간 기업 등 누구나 활용 가능하다.

일본은 의료데이터센터(JMDC)가 보험사에 공공의료데이터 제공 역할을 담당한다. 일본건강보험조합, 병원 등으로부터 비식별화된 건강검진데이터와 명세서 등을 받아 보험사에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JMDC는 한 발 더 나아가 직접 의료빅데이터를 활용해 '건강연령'이라는 모델을 개발했다. 개인의 건강진단결과를 바탕으로 건강연령을 산출한 뒤 해당 나이의 예측 의료비를 계산해 제공하는 모델이다. 특히 JMDC는 직접 소액단기보험회사를 설립해 '건강연령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일반 건강보험과 달리 가입 후 건강해질수록 보험료를 깎아준다. 지병이 있어도 가입 가능하다.

반대로 국내 보험사들은 여전히 새로운 상품 개발을 위해 해외 논문과 데이터를 뒤지는 처지다. 예컨대 A보험사의 당뇨 보험은 캐나다의 당뇨발생률 데이터를 토대로 보장 조건과 보험료가 책정됐다. 한국인과 캐나다인은 인종과 식생활 등에서 유사성이 떨어지지만 건보공단이 보유한 국내 데이터를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B보험사 치매보험의 파킨슨병 보장 특약은 대만의 파킨슨병 발생률 데이터가 활용됐다. C보험사의 간질환 보장 특약도 영국의 간경변증 발생률 데이터를 참고해 만들어졌다.

일부 보험사들은 부족한 데이터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일본의 '익명가공 의료정보 작성사업자'로부터 데이터를 사온다. 일본에서는 정부 인증만 받으면 데이터를 익명으로 가공할 수 있는 업체들이 의료정보를 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보공단 공공의료데이터 개방 시 데이터 이용자와 공급자, 관련 이해관계자 협업을 통해 데이터 활용 촉진과 사회 안전망 역할 강화 뿐 아니라 국민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가 가능하다"며 "보험사가 국민들에게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료데이터 개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희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보험시장에서 고령자·유병자가 증가해 보험 보장 공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은 취약계층에 대한 보험 가입 승인과 보장 범위 확대, 보험료 할인 등을 위한 초석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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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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