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차 빼러 갔는데.." 구조된 50대 여성, 아들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침수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두 사람이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하지만 그 두 사람 가운데 한명은 함께 주차장에 내려갔던 10대 아들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6일)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의 침수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주민 A(여·52)씨가 생존상태로 구조됐다. 지하 주차장 천장 근처 배관 위쪽 공간에 엎드려 있는 것을 소방 당국이 발견했다. 다행히 물이 배관 높이 위로 올라오지 않아, 천장까지 공기가 있는 작은 틈(에어포켓)이 형성됐는데, 바로 거기에 A씨가 있었다. A씨는 발견당시 저체온증으로 인한 오한 증세를 보였지만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당시 10대 아들과 함께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KBS에 “차가 지하에 있었다. 차 빼러 아들하고 갔다가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들은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2시15분까지 A씨를 포함해 총 9명을 발견했지만, 그 중 7명은 심정지 상태였다. 70세 남성 1명, 65세 여성 1명과 68세 남성 1명, 신원 미상의 50대 남녀 각 1명, 20대 남성 1명, 10대 남성 1명 등이었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A씨 아들이 있다고 확인했다.
이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선 A씨 외에 39세 남성 B씨가 구조됐다. 마찬가지로 천장 주변 파이프를 잡고 에어포켓을 통해 숨을 쉬며 버티다가 주차장 입구 근처까지 헤엄쳐 나왔고, 119 구조대가 밧줄을 묶고 들어가 구해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B씨는 구조된 뒤 병원으로 가는 119구급차 안에서 아내에게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아이들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 주민들은 태풍 힌남노로 폭우가 쏟아진 6일 오전 6시30분쯤 지하주차장 침수 우려로 차량을 이동 조치하라는 관리사무실 안내방송 후 차량 이동을 위해 나갔다가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당시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주차장에 빠르게 물이 들어 찬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등 구조당국은 수색자들이 일렬로 서서 훑으며 지나가는 저인망 방식으로 주차장을 탐색해 현재로서는 추가 구조자가 발견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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