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농작물 피해 불가항력 "재해보험 보상 범위 확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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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방제를 철저히 했는데도 이 난리가 났습니다. 멀쩡한 사과가 단 한개도 없어요."
임씨는 "적용 약제를 뿌리고 방제를 열심히 했는데도 불가항력이었다"며 "이상기후 현상이 심화하는 만큼 앞으로도 농가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병충해가 발생할 텐데 이런 현실을 반영해 농작물재해보험의 보상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를 비롯한 농가들은 농작물재해보험을 통해 피해를 보상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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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다습…사과 탄저병 확산
고온가뭄에 봄배추 꿀통현상
병충해 적용대상에 포함안돼

“그동안 방제를 철저히 했는데도 이 난리가 났습니다. 멀쩡한 사과가 단 한개도 없어요.”
경기 화성 남양읍에서 3636㎡(1100평) 규모로 <홍로>를 재배하는 임재순씨(66)는 검은 반점이 가득한 사과를 보여주며 한숨을 내쉬었다. 과수원 바닥엔 뭉개진 사과가 널브러져 있었고 나무에 매달려 있는 열매들도 손만 대면 떨어질 정도로 온전하지 못했다.
임씨는 “지난달 19일 탄저병 증상이 처음 나타나고 나서 하루 이틀 만에 손쓸 틈 없이 전체 나무로 확산했다”며 “추석 명절에 맞춰 수확할 예정이었는데 정상과가 없어 올해 농사는 완전히 망쳤다”고 말했다.
사과 탄저병은 평균기온 25℃ 이상 고온과 지속되는 강우에 의해 급격하게 퍼지는 특징이 있다. 8월 잦은 비로 고온다습한 환경이 이어진 데다 약제가 빗물에 씻겨 내린 탓에 탄저병 피해가 확산했다는 게 임씨의 설명이다.
문제는 탄저병이 농작물재해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라 피해를 농가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재해로부터 농가의 소득과 경영 안정을 도모하고 안정적인 농업 생산활동을 뒷받침하는 정책보험이다. 사과는 자연재해나 태풍,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는 보상이 되지만 탄저병은 보상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임씨는 “적용 약제를 뿌리고 방제를 열심히 했는데도 불가항력이었다”며 “이상기후 현상이 심화하는 만큼 앞으로도 농가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병충해가 발생할 텐데 이런 현실을 반영해 농작물재해보험의 보상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 괴산에서도 이상기후에 따른 농작물 피해를 재해보험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괴산 문광면 신기1리에서 올해 1만8150㎡(5500평) 규모로 봄배추 농사를 시작한 김범식씨(67)는 5월 ‘꿀통현상’으로 수확을 아예 포기했다. 배추 속이 짓무르는 꿀통현상은 생육기에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 발생한다. 김씨는 “아주심기(정식) 시기인 3월말 이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더니 5월말에는 30℃까지 올라가고 비가 전혀 오지 않는 등 배추농사 40년 동안 올해 같은 날씨는 처음 겪었다”며 “올해 피해는 이상저온과 고온·가뭄으로 인한 자연재해”라고 하소연 했다.
피해 농가는 김씨뿐만이 아니다. 괴산농협(조합장 김응식)에 따르면 올봄 이상기후로 인한 배추 피해면적은 16만4011㎡(4만9700평)로 전체 계약면적의 68.5%에 달했다. 괴산농협과 계약재배를 하지 않은 농가까지 합치면 피해면적은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김씨를 비롯한 농가들은 농작물재해보험을 통해 피해를 보상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봄배추는 농작물재해보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8월 중순부터 가을배추 주산지인 괴산·전남 해남·경북 영양에서 진행하고 있는 시범사업에서도 자연재해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만 보상할 뿐 이로 인해 발생하는 병충해는 제외돼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권오춘 충주 수안보농협 조합장은 “기존 보장 범위에 이상기온·가뭄 등과 연관된 피해도 포함하고 대상 지역도 충북 전역으로 조속히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남 화순군은 최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나주·화순)에게 농작물재해보험에서 복숭아 탄저병이 지원되도록 개선해 달라고 건의했다.
화순지역 복숭아 재배 전체면적의 47%인 110㏊에서 탄저병이 발생하는 등 다습한 기후로 피해가 잇따르자 지방자치단체가 나선 것이다. 복숭아 탄저병도 사과와 마찬가지로 농작물재해보험의 보상 재해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화성=최문희, 괴산=황송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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