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는 비싸, 스페인 가자" 킹달러 시대, 개미 피난처는 어디

오정은 기자 2022. 9. 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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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의 힐튼 하와이안 빌리지 이미지/사진=허니문리조트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김모씨(39)는 일찍부터 신혼여행지로 낙점한 하와이를 최근 스페인으로 변경했다. 원래 비싼 하와이 물가가 달러화 급등에 살인적인 수준으로 올라서다. 김씨는 "둘이 먹으면 점심 한끼에 100달러(약 13만7000원) 가량 필요하다고 들었다"며 "하와이도 좋지만 물가가 부담스럽지 않은 곳으로 가면 더 즐거울 것 같다"고 말했다.

20년 만에 달러화가 유로화보다 비싼 '킹달러 시대'가 개막했다. 달러화의 무서운 강세에 원화가치가 계속 절하되면서 주식시장에는 불안한 투심에 '피난처 종목' 찾기가 한창이다.

6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6.34포인트(0.26%) 오른 2410.02에 마감했다. 부담스러운 환율 레벨에 외국인이 나흘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785억원 규모 주식을 팔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3원 오른 1371.7원에 마감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8%에서 6%로 인하하면서 장 초반 하락반전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세로 돌아서며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 1400원 카운트다운...금융위기 수준 임박
과거 원/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높았던 시기는 1997년~1998년 외환위기와 2007년~2009년 금융위기 때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모두 주식시장은 폭락했고 실물경기에 엄청난 충격이 발생했다. 때문에 최근 급등하는 환율을 보며 시스템 리스크를 걱정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급격히 상승했지만 1998년·2008년과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화 약세는 국내 증시에는 당연히 부정적인 신호"라며 "외국인 매도를 촉발할 뿐 아니라 외환 불안에 대한 트라우마를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달러·원 환율이 전 거래일 대비 0.3원 오른 1,371.7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34p(0.26%) 오른 2,410.02, 코스닥 지수는 8.03p(1.04%) 오른 779.46으로 장을 마쳤다. 2022.9.6/뉴스1

다만 "현 국면에서 자본유출 압박 등 외환 불안이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연초이후 원/달러 환율 상승은 달러화지수 상승분과 일치하며 기타 기축통화인 유로화·엔화 대비로는 절하 압력이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도 "과거 원/달러 환율 상승 시기에는 외환보유고 부족, 대외채무비율 등 국가 채무의 건전성 문제가 핵심이었다"며 "지금의 원/달러 환율 상승은 '시스템 리스크'로 보기 어렵고 CDS(신용디폴트스와프) 프리미엄도 움직이지 않고 있어, 달러강세는 탈세계화로 인한 수익성 훼손 문제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주식시장 측면에서는 시장 전체를 매도할 일이 아니라 시장을 보수적으로 보되 업종별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하 연구원은 "시스템 리스크가 아니라면 일부 업종에서는 원화 약세 수혜가 나타날 수 있어 업종별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며 "미중갈등 여파가 있는 IT업종을 제외하고 원화 약세 수혜를 보는 1)기계 및 장비 2)운송장비 3)화학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화가치 뚝, 뚝...달러화 오를 땐 이 업종이 '피난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지난달 발간한 '원화환율 변동이 우리 경제 및 제조업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원화가치가 10% 절하될 때 한국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1.27%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출 제조업의 경우 환율이 1100원에서 1400원으로 오르면 1100원에 팔던 같은 제품을 1400원에 판매하는 효과가 발생해서다.

원화가치 절하로 영업이익률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는 업종은 기계 및 장비다. 원화가치가 10% 떨어질 때 영업이익률이 3.5%포인트 올랐다. 특히 주식시장에서는 기계 업종으로 분류되는 조선이 환율 수혜주로 부상하며 7월 이후 주가 상승 중이다.

환율 상승기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은 피해를 입게 되므로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차감한 '순수출 포지션'이 높은 업종이 달러 강세의 대표 수혜주가 된다. 조선업종은 순수출 비중이 59.7%로 환율 민감도가 매우 높고 수주잔고도 쌓여있다. 조선이 달러 강세기 '피난처'로 주목받는 이유다.

최근 20만원대를 회복한 현대차를 위시한 자동차 업종도 순수출 노출도가 45.7%에 이르는 강달러 수혜주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운송장비 업종은 원화가치가 10% 절하될 때 영업이익률 2.4%포인트 올라간다.

반도체와 컴퓨터, 전기전자 업종도 강달러에 따른 이익률 증가 업종이다. 반도체 업종은 순수출 비중이 59.7%에 달하고 원화가치가 10% 절하될 때 영업이익률이 2.5%포인트 늘었다.

다만 IT업종은 D램 가격 급락과 글로벌 IT 수요 감소 영향권에 있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혜보다 경기둔화 충격 우려가 더 큰 상황으로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초까지는 IT주 부진이 불가피하다 보고 있다.

강내영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원화가 빠르게 절하되면서 제조업 중 1)수출 비중이 높고 2)원자재 수입 비중이 낮으며 3)환율 변동 대응력이 높은 업종의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며 "전기장비, 운송장비, 기계·장비, 컴퓨터·전기 및 광학기기는 원화 절하로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수출단가 조정(인하)이 어려워 이익을 볼 수 있는 산업"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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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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