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는 비싸, 스페인 가자" 킹달러 시대, 개미 피난처는 어디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김모씨(39)는 일찍부터 신혼여행지로 낙점한 하와이를 최근 스페인으로 변경했다. 원래 비싼 하와이 물가가 달러화 급등에 살인적인 수준으로 올라서다. 김씨는 "둘이 먹으면 점심 한끼에 100달러(약 13만7000원) 가량 필요하다고 들었다"며 "하와이도 좋지만 물가가 부담스럽지 않은 곳으로 가면 더 즐거울 것 같다"고 말했다.
20년 만에 달러화가 유로화보다 비싼 '킹달러 시대'가 개막했다. 달러화의 무서운 강세에 원화가치가 계속 절하되면서 주식시장에는 불안한 투심에 '피난처 종목' 찾기가 한창이다.
6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6.34포인트(0.26%) 오른 2410.02에 마감했다. 부담스러운 환율 레벨에 외국인이 나흘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785억원 규모 주식을 팔았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급격히 상승했지만 1998년·2008년과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화 약세는 국내 증시에는 당연히 부정적인 신호"라며 "외국인 매도를 촉발할 뿐 아니라 외환 불안에 대한 트라우마를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 국면에서 자본유출 압박 등 외환 불안이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연초이후 원/달러 환율 상승은 달러화지수 상승분과 일치하며 기타 기축통화인 유로화·엔화 대비로는 절하 압력이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도 "과거 원/달러 환율 상승 시기에는 외환보유고 부족, 대외채무비율 등 국가 채무의 건전성 문제가 핵심이었다"며 "지금의 원/달러 환율 상승은 '시스템 리스크'로 보기 어렵고 CDS(신용디폴트스와프) 프리미엄도 움직이지 않고 있어, 달러강세는 탈세계화로 인한 수익성 훼손 문제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주식시장 측면에서는 시장 전체를 매도할 일이 아니라 시장을 보수적으로 보되 업종별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원화가치 절하로 영업이익률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는 업종은 기계 및 장비다. 원화가치가 10% 떨어질 때 영업이익률이 3.5%포인트 올랐다. 특히 주식시장에서는 기계 업종으로 분류되는 조선이 환율 수혜주로 부상하며 7월 이후 주가 상승 중이다.
환율 상승기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은 피해를 입게 되므로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차감한 '순수출 포지션'이 높은 업종이 달러 강세의 대표 수혜주가 된다. 조선업종은 순수출 비중이 59.7%로 환율 민감도가 매우 높고 수주잔고도 쌓여있다. 조선이 달러 강세기 '피난처'로 주목받는 이유다.
최근 20만원대를 회복한 현대차를 위시한 자동차 업종도 순수출 노출도가 45.7%에 이르는 강달러 수혜주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운송장비 업종은 원화가치가 10% 절하될 때 영업이익률 2.4%포인트 올라간다.
반도체와 컴퓨터, 전기전자 업종도 강달러에 따른 이익률 증가 업종이다. 반도체 업종은 순수출 비중이 59.7%에 달하고 원화가치가 10% 절하될 때 영업이익률이 2.5%포인트 늘었다.
다만 IT업종은 D램 가격 급락과 글로벌 IT 수요 감소 영향권에 있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혜보다 경기둔화 충격 우려가 더 큰 상황으로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초까지는 IT주 부진이 불가피하다 보고 있다.
강내영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원화가 빠르게 절하되면서 제조업 중 1)수출 비중이 높고 2)원자재 수입 비중이 낮으며 3)환율 변동 대응력이 높은 업종의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며 "전기장비, 운송장비, 기계·장비, 컴퓨터·전기 및 광학기기는 원화 절하로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수출단가 조정(인하)이 어려워 이익을 볼 수 있는 산업"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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