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 신고가 알고보니..거래절벽 따른 '가격 착시'

김희수 2022. 9. 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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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간격 1년 넘으면 실거래가 신뢰 어렵다"
강남-서초구 신고가 단지 및 주변단지 아파트 가격 비교 /그래픽=정기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부동산 대세 하락장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강남구와 서초구에서는 최근에도 최고가 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같은 단지 다른 면적 또는 주변 등과 비교하면 가격 상승세라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거래절벽으로 동일 매물의 실거래 간격이 길어져 시장이 불투명해진 셈이다. 매수·매도자 모두 정확한 시세파악이 어려워 손실을 피하려면 매매에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서초구 최고가, 8평 작은 타입보다 1억 낮아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서초구 잠원롯데캐슬갤럭시2차(428가구) 전용 132㎡에서 종전 최고가 대비 1억5000만원 오른 29억원의 매매가 있었다. 직전 거래는 1년 전인 지난해 8월로 27억원에 거래됐다.

동일 매물의 거래 추이만 놓고 보면 가격이 오름세이나 사실상 하락거래에 해당한다. 같은 단지에서 공급 기준 25㎡(7.6평) 작은 전용 109㎡의 경우 최근 매매가(2021년 12월)가 30억원이다. 면적이 더 큰 전용 132㎡의 최근 실거래액이 오히려 1억원 적어 가격 하락세를 보인다. 거래된 두 아파트는 각각 12·13층으로 층수도 유사하다.

롯데캐슬갤럭시2차 전용 132㎡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해 8월부터 최근 거래일인 올해 8월까지 실제 거래는 없었지만 역 U자형 가격 추이를 그린 셈이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가격이 조금씩 내리고 있다"며 "전용 132㎡는 지난달 16일 13층이 29억원에 거래되자 저층 매물이 호가를 29억원에서 28억5000만원으로 낮추기도 했다"고 전했다.

주변 단지를 보면 하락장이 더욱 선명해진다. 서초구 잠원훼미리(288가구) 전용 84㎡는 최근 두 달 새 실거래액이 2억5000만원 떨어졌다. 가격 추이는 6월 24억원(8층)에서 7월에는 23억원(6층) 8월에는 21억5000만원(8층)을 기록했다.

강남구 최고가, 호가 5억 낮춰 거래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송파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강남구 개포자이(212가구) 전용 170㎡는 7월 30억3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새로 썼다. 종전 거래(2021년 5월)보다 4억3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같은 단지 다른 타입과 비교해도 가격상승에 해당한다. 전용 168㎡는 2월에 24억6000만원에 손바뀜됐다. 비슷한 면적임을 고려할 때 올해 2~7월 5개월간 가격이 무려 23.2%(5억7000만원)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KB부동산 시세의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1.51%에 불과하다.

그러나, 주변 공인중개소 관계자의 말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랐다.

그는 "거래가 안 이뤄지다 보니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춰 거래가 성사됐다"며 "올들어 단지 전체에서 2건의 거래가 고작인 만큼 실거래가로 가격 추이를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2월 거래된 전용 168㎡(24억6000만원)는 직전 거래(2019년 12월)보다 4억4000만원 오른 금액이나 돌이켜 보면 매우 싸게 거래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7월 30억3000만원에 거래된 전용 170㎡는 최저 호가가 35억원, 2월 24억6000만원에 매매된 전용 168㎡는 가장 싼 호가가 34억원에 나와 있다.

상대적으로 거래가 활발한 주변 단지는 실거래가 추이에서도 하락세를 감지할 수 있다. 개포자이와 맞닿은 대청아파트(822가구) 전용 39㎡는 최고가(2021년 12월·15억원)보다 3억1000만원 내린 11억9000만원에 지난달 거래됐다. 같은 단지 전용 60㎡ 한 매물은 최초가 17억1000만원에서 지난달에만 수차례에 걸쳐 호가를 총 1억1500만원 낮췄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거래량이 뒷받침될 때 실거래가가 견고하기 때문에 가격선이라고 부른다"며 "거래 간격이 1년을 넘는 경우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종전 실거래가를 준거가격으로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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