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시민 무장 저항 거세져.."군부 완전 통제지역은 22%뿐"
지난해 2월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부 정권이 시민들의 무장 저항과 조세 거부 등으로 인해 대부분 지역에서 온전한 통제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사회의 미얀마 전문가들로 구성된 미얀마특별자문위원회(SAC-M)는 5일 ‘실질적 권한’이란 기준에 근거해 군부가 미얀마를 어느 정도 통치하고 있는지에 대해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
미얀마특별자문위의 자료를 보면 군부가 ‘안정적으로’ 통제력을 행사하는 지역은 미얀마 330개 행정단위 중 72개(22%)에 불과했다. 국토 면적 기준으로는 17%에 그친다. 또 군부의 통제력을 기준으로 미얀마 지역을 8가지로 나눴을 때 ‘군부 지배하에 있지만 민주 세력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공격을 받아 통치 기능이 붕괴한 지역’이 111곳(3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군부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무장 투쟁의 영향력이 증가하는 지역’(48곳), ‘군부가 토착 군벌에 의존하는 지역’(21곳), ‘시민방위군(PDF) 등 민주 세력의 영향권에 놓여 있는 지역’(6곳) 등의 순이었다.
위원회는 “미얀마 군부 통제력의 상실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는 (군부와 민주세력의) 분쟁 규모”라며 “이는 점점 증가,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30개 행정단위 중 쿠데타 발발 이래 단 한 번이라도 저항이나 폭력 사태가 일어난 곳은 308곳(93.3%)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만 놓고 봤을 때 234곳(71%)에서 저항이 일어났다. 지난해 5~12월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이다.
위원회는 수도 네피도 인근에까지 무장 투쟁이 확산된 점도 주목했다. 네피도는 군부가 그나마 굳건히 지배하고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네피도까지 지난해 5월 이후 매달 공격을 받고 있다.
사법, 조세, 일반행정, 공공 서비스 같은 국가기관의 운영 측면에서 봐도 군부는 통제력에 타격을 입었다. 조세 부문을 예로 들면 미얀마 시민들이 조세 저항을 이어가며 정부 재정 수입이 33%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소득세 감소가 가팔랐다. 지난해 쿠데타 이후 3개월간 사업체 69%가 군부에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전기요금을 납부하지 않은 가구도 많았다. 그 결과 군부는 세수 측면에서 10억달러 이상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위원회는 “공공 파업과 저항, 보이콧 등에 더해 군부의 행정 전문성이 부족한 탓에 사회 인프라가 사실상 정체 상태”라며 “그 결과 군부가 통치하는 지역에서 거의 완전한 통치 붕괴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석을 근거로 위원회는 국제사회가 더 이상 미얀마 군부가 아닌 민족통합정부(NUG)를 실질적 통치 주체로 바라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NUG는 2020년 11월 총선에서 당선된 민주 인사들이 주축이 된 미얀마 임시정부다. 위원회는 “외국 정부와 국제기관은 군부가 양곤과 네피도를 명목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이유로 군부를 주 외교 상대로 삼지만 이는 점점 실용적인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는 “새로운 미얀마가 이미 형성 중이라는 사실에 세계가 눈을 떠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NUG는 망명정부가 아니다. 미얀마 대부분을 통치하는 연합세력과 시민혁명의 대표자”라고 말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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