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단 "김건희 여사 국민대 논문, 표절 넘어 위조..범죄행위"

강연주 기자 2022. 9. 6.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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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학술단체, 국민대 조사와 정반대 결과 발표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검증을 위한 범학계 국민검증단’ 관계자들이 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박사학위 논문과 학술지 게재 논문 3편 모두 표절에 해당한다는 자체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2008년 논문, 860문장 중 220문장 그대로 ‘복사해 붙여쓰기’
2007년엔 사업제안서·9개 논문·블로그 등 ‘짜깁기’ 주장도
검증단 “하나하나 대조분석…숙대 논문도 1차 검증 마무리”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과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3편이 모두 표절에 해당한다는 교수·학술단체의 주장이 6일 제기됐다. ‘연구부정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국민대의 결론과 정반대의 검증 결과이다.

전국 14개 교수·학술단체가 모인 ‘김건희 여사 논문표절 의혹 검증을 위한 범학계 국민검증단’(검증단)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국민 보고 및 기자회견을 열고 “김 여사가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작성한 논문 4편에서 광범위한 표절 정황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검증단은 “점집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블로그 등 상식 밖의 자료를 무단 사용한 정황이 발견됐다”며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검증단은 김 여사가 2008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논문의 표절 여부에 대해 “총 860문장 가운데 220문장이 출처 표시 없이 그대로 베껴 쓴 상태”라며 “전체 논문 147쪽 가운데 출처가 제대로 표시된 쪽수는 8쪽에 불과하다”고 했다. 구연상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의 논문과 지식거래 사이트의 자료, 사주팔자·생로병사 블로그 글 등을 그대로 복사해 붙여썼다는 것이다.

김 여사가 해당 논문에서 특정 회사의 특허권과 사업계획서를 무단 사용한 정황도 확인했다고 했다. 검증단은 “정부 지원금으로 개발된 사업계획서의 핵심 내용과 저작권이 (김 여사) 개인의 박사학위 취득이라는 사적 이익을 위해 도용된 것”이라며 “저작권법 침해와 보조금 관리법 위반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검증단은 김 여사가 2007년 작성한 학술논문 3편에 대해서는 “아이디어 표절을 비롯한 내용표절, 문장표절, 단어표절 등이 모두 포함됐다”고 했다.

논문 제목의 ‘회원 유지’를 ‘meber yuji’로 영역한 초록으로 논란이 된 학술논문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2007)’에 대해선 “논문 총 118개 문장 중 42.4%인 50개 문장을 신문기사 일부와 타 학위논문 등에서 그대로 복사해 와 붙였다”고 했다.

‘애니타를 이용한 Wibro용 콘텐츠 개발에 관한 연구-관상·궁합 아바타 개발을 중심으로(2007)’ 논문의 경우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에 있는 글과 ‘관상궁합’이라는 이름의 블로그, 특정 회사의 사업제안서를 복사해 붙인 정황이 확인됐다고 했다. ‘온라인 쇼핑몰 소비자들의 구매 시 e-Satisfaction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2007)’에 대해선 “9개의 학위논문과 2개의 학술지 논문 등을 출처 표시 없이 그대로 복사하는 등 짜깁기해서 작성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는 이 학술논문에서 김영진씨의 한국외대 석사학위 논문의 분석결과를 그대로 복사해 붙였는데, 이는 연구자의 학문 업적을 탈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증단이 이날 발표한 내용은 지난달 1일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가 발표한 것과 정반대다. 당시 국민대 측은 “김 여사 논문 4편의 표절율이 12~17% 정도”라며 “연구부정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 이에 대해 검증단 검증위원인 양성렬 한국사립대학교 교수회연합회 이사장은 “저희는 김 여사 논문 하나하나를 대조해 분석했다”며 “4개의 논문은 단순 표절을 넘어 위조라고 생각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검증단은 숙명여대에서 조사 중인 김 여사의 석사학위 논문도 검증할 수 있다고 했다. 양 이사장은 “해당 논문도 1차 검증을 마무리한 상태”라며 “숙대의 조사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추가 검증의 필요성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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