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만들면 3만원.. 캘리포니아, 패스트푸드 직원 시급 확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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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州) 패스트푸드 업계에 '최저 시급 3만 원 시대'가 열린다.
한국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에서 일하는 노동자 최저시급(9,620원)의 약 3배에 달하는 액수다.
미국 노동절인 5일(현지시간)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전국에 점포를 100개 이상 둔 패스트푸드업체 직원들의 최저시급을 내년부터 최대 22달러(약 3만 원)까지 올릴 수 있게 하는 내용의 법안(AB257)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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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생산비 급등한 상황에서 최악의 선택" VS
최저 생계비도 못 벌어.."빈곤 임금 의존 마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패스트푸드 업계에 '최저 시급 3만 원 시대'가 열린다. 한국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에서 일하는 노동자 최저시급(9,620원)의 약 3배에 달하는 액수다.
미국 노동절인 5일(현지시간)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전국에 점포를 100개 이상 둔 패스트푸드업체 직원들의 최저시급을 내년부터 최대 22달러(약 3만 원)까지 올릴 수 있게 하는 내용의 법안(AB257)에 서명했다. 캘리포니아에선 약 50만 명이 3만 개가 넘는 패스트푸드 점포에서 일하고 있다. 미국 전체 외식 매출의 14%를 차지하는 캘리포니아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임금 인상 요구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
"노동자 근로조건 협상력 강화할 것"
법안에는 노동자들을 근로 조건 협상에 참여시킨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2029년 1월 1일까지 캘리포니아주는 정부 대표 2명, 업체 대표 4명, 노동자 대표 4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꾸려야 한다. 임금, 노동 시간, 노동 조건 등에 대한 기준이 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특히 '산별 교섭권'이 허용돼 미국 노동계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산별 교섭권은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 대표와 사용자 대표가 만나 노동 조건을 결정하고 업종 내 모든 회사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최근 스타벅스·아마존의 노조 결성 과정에서 볼 수 있듯 미국 노동법은 경영진의 노조 운동 방해를 허용한다. 산별 교섭권을 도입하면 노조 분열이 어려워진다.
"생산비 치솟는 결과" VS "현재 임금으론 최저 생활도 안 돼"
최근 미국에선 최저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패스트푸드점 직원의 저임금이 이슈가 됐다. 지난해 맥도널드와 타코벨 등 유명 패스트푸드점 직원의 80%가량이 15달러보다 낮은 시급을 받았는데, 이는 최저 생활을 위한 시급인 19.41달러에 못 미친다. 노동 환경도 열악하다. UC버클리노동센터 연구에 따르면 패스트푸드점 직원의 87% 이상이 1년에 한 번 이상 근무 중에 다쳤고, 90%는 휴식 시간 보장과 초과 근무 수당 지급을 거부당했다. 올해 6월부터 이들은 "생활비만큼은 벌게 해달라"며 법안 통과 촉구 시위를 벌였다.
패스트푸드 기업들은 "인플레이션에 인건비 상승이 겹치면 음식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법안 승인을 비판했다. 매튜 할러 국제프랜차이즈협회 회장은 성명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고객들의 눈에 포크를 찌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치폴레, 인 앤 아웃 등 유명 패스트푸드 기업들은 주 의회에 약 100만 달러(약 13억7,000만 원)를 투입해 입법 저지 로비를 해왔다.
그러나 미 경제정책연구소(EPI)에 따르면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의 절반 이상은 인건비가 아니라 기업의 이익 유지를 위해 생긴다. 국가 소득에서 노동 소득이 차지하는 비율도 줄어들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975년부터 현재까지 월가의 보너스 인상률만큼 최저시급이 올랐으면 1시간에 44달러는 됐을 것"이라며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 '빈곤 임금'에 의존한다면, 이는 다른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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