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대법원 "부정선거 근거 부족"..윌리엄 루토 대통령 당선 확정 판결

박효재 기자 2022. 9. 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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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 당선인이 5일(현지시간) 부정선거 의혹 제기를 기각하며 그의 당선을 확정한 대법원 판결 이후 수도 나이로비에서 연설하고 있다. 나이로비|신화연합뉴스

케냐 대법원이 지난달 치러진 대선 결과가 조작됐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윌리엄 루토 부통령의 대통령 당선을 확정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7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케냐 대법원은 이날 만장일치로 상대 후보인 라일라 오딩가 등이 제기한 부정 선거 의혹을 일축하면서 루토 후보의 당선은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케냐 대법원은 전산 시스템 오류가 발견되지 않았고, 투개표 과정에 오류가 없다며 루토의 손을 들어줬다. 마타 쿠메 대법원장은 “증거로 제출된 (컴퓨터) 접속 및 종료 기록 중 일부는 2017년 대선 당시 기록이거나 완전히 위조된 것”이라면서 투표 결과가 조작됐다는 일부 진술을 기각했다.

오딩가 후보 측에서는 이번 대선 결과가 선거관리위원 7명 전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무효를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와풀라 체부카티 선관위원장은 지난 15일 루토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율(50.49%)로 승리했다고 발표했지만, 선관위원 4명은 개표결과 집계에 오류가 있다며 불복했다. 대법원은 “자세한 내용이 부족한 막판 이사회 파열을 근거로 선거 결과를 무효로 하자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대법원은 또 법정에 위조된 서류를 제출한 변호사들과 대선 결과 재검토 청원자들도 질책했다. BBC는 대선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 이들이 계속해서 거짓 청원을 제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루토 대통령 당선 반대 인사들도 대법원 판결에 수긍하면서 대선 이후 이어진 혼란은 진정되는 분위기다. 오딩가는 판결 직후 트위터에 “이번 판결에 동의하진 않지만,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케냐에서 지난 2007년과 2017년 발생한 선거 부정이 재현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완화시킨 판결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선거에서 오딩가를 지지한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도 녹음 메시지를 통해 대법원 판결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딩가의 정치적 기반인 서부 키수무에서도 집회나 찬반 진영 간 유혈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오는 13일 제5대 케냐 대통령에 취임하는 루토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루토 당선인은 오딩가, 케냐타 대통령과 통화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우리는 적이 아니라 케냐인이다. 우리가 케냐를 자랑스러운 조국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있도록 단합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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