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코앞인데..'태풍 할인' 마케팅 편 유통사들

전재욱 2022. 9. 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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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결에 새벽 배송으로 주문했는데, 간밤에 태풍이 지나갔다고 하니 마음이 무겁네요."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태풍 힌남노가 지나가면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낳은 와중에도, 새벽 배송은 어김없이 이뤄졌다.

이 와중에 새벽 배송 서비스 마켓컬리는 태풍이 오기 직전인 지난 5일 '당일만 사용 가능'한 할인 쿠폰을 대거 배포해 '고객의 미안함이 무색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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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태풍 힌남노 상륙 전날..기상청 "나가지 말라" 경고
같은날 컬리 발행한 인기 할인쿠폰..조건은 '당일만 사용'
새벽배송 시간·지역 태풍 경로 겹쳐서 배송기사에 악조건
"무심결에 주문, 배송기사 살피지 못해 언짢아" 고객 반응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무심결에 새벽 배송으로 주문했는데, 간밤에 태풍이 지나갔다고 하니 마음이 무겁네요….”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가 지난 5일 오후 1시54분 한 고객에게 보낸 할인 쿠폰.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 브리핑에서 “인명 피해가 예상되니, 외출하지 말고 살피려고 밖에 나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흰색 네모는 개인 정보를 지운 부분. (사진=독자 제공)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태풍 힌남노가 지나가면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낳은 와중에도, 새벽 배송은 어김없이 이뤄졌다. 무심코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이 뒤늦게 배송 기사의 안위를 걱정하는 분위기가 전해지는 반면에, 일부 업체는 기사의 `태풍 속 배송`을 부추기는 마케팅을 폈다.

6일 이커머스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일부 업체가 서비스하는 ‘당일 주문, 다음날 배송’과 아침 7시 이전 배달을 목표로 하는 ‘새벽 배송’ 서비스는 대부분 차질없이 이뤄졌다.

물류업체 관계자는 “배송 서비스를 끊이지 않고 제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애썼다”며 “외려 평소와 다름없이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이 상품을 배송받고서야 뒤늦게 (태풍 탓에) 배송 기사 안위를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태풍 힌남노는 전날부터 이날까지 한반도를 관통해 빠져나가면서 전국에 강한 바람을 동반한 거센 비를 뿌렸다. 기상청이 역대 최대규모의 태풍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밖에 나가지 마라”고 당부 아닌 경고를 할 정도였다. 예고보다 제주를 비롯해 부산 등 남해안 지역에서 강풍과 강우로 시설물이 파손하고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 와중에 새벽 배송 서비스 마켓컬리는 태풍이 오기 직전인 지난 5일 ‘당일만 사용 가능’한 할인 쿠폰을 대거 배포해 ‘고객의 미안함이 무색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마켓컬리 운영사 주식회사 컬리가 전날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발송한 쿠폰은 구매 최소 금액과 할인 폭이 달랐지만, ‘5일 24시까지 사용 가능’하다는 사용 시한은 모두 같았다.

컬리가 고객 관리 차원에서 부정기적으로 발송해온 이 쿠폰은 최소 주문액 대비 할인 폭이 20% 안팎으로 큰 편이다. 이런 이유에서 고객이 실제로 쿠폰을 사용하는 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샛별 배송으로 불리는 컬리의 새벽 배송이 이뤄지는 지역은 전국에서 수도권과 대구, 부산, 울산이다. 부산·울산 지역에서는 당일 18~20시까지 주문이 이뤄지면 다음날 오전 8시 이전까지 배송이 이뤄진다. 태풍 힌남노가 세력을 미친 지역과 시간이 겹친다. 수도권은 태풍의 직접 영향이 덜했지만 밤새 비바람이 몰아쳤다.

현대백화점도 같은날 ‘역대급 태풍이 와도 역대급 빠른 배송’ 메시지를 고객에게 발송해 추석 선물세트 마케팅을 폈다. 롯데쇼핑은 ‘태풍 사전 대비 안내’ 광고 문자에서 태풍이 오기 전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라고 했다.

한 컬리 고객은 “가끔 지급하는 쿠폰은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도 “배송 기사가 전날 내가 쿠폰을 써서 넣은 주문을 소화하면서 차질이 없었는지 미리 따지지 못한 게 언짢다”고 말했다.

전재욱 (imf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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