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낮춰" 대통령의 고집..튀르키예 물가상승률 80%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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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국가 튀르키예(터키)의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실험적인 금융통화 정책에 24년 만에 처음으로 80%를 넘었다.
특히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인상을 선택하는 세계 각국과 달리 금리인하를 고집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통화정책이 튀르키예의 물가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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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국가 튀르키예(터키)의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실험적인 금융통화 정책에 24년 만에 처음으로 80%를 넘었다.
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통계청은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0.2%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월의 79.6%보다 0.6%포인트 오른 것으로 1998년 9월(81.4%) 이후 처음으로 80%를 넘어섰다.
분야별로 8월 교통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16.87%가 폭등했고, 주요 식품 및 음료(주류 미포함) 물가는 90.25% 올랐다. AP통신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튀르키예의 실제 물가상승률은 정부의 공식 통계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일부 민간 조사에서는 튀르키예의 연간 물가상승률을 181%로 추정했다.
튀르키예의 물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위기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치솟은 에너지·곡물 가격 영향으로 지난해 6월부터 15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특히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인상을 선택하는 세계 각국과 달리 금리인하를 고집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통화정책이 튀르키예의 물가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시장의 지적에도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약 1년 동안 총 5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지난해 9월 18%였던 튀르키예의 기준금리는 현재 13%까지 내려와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기준금리 인상을 "모든 악(惡)의 어머니"라고 비판하며 고금리가 고물가를 촉발한다는 주장을 앞세워 금리인하를 고집하고 있다. 그는 낮은 금리가 투자를 촉진하고 강한 고용시장을 만들고, 리라화 가치를 낮춰 자국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해 경제성장을 이끈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리라화 가치 약세가 수출을 뒷받침하는 가운데 추가 물가상승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사재기가 내수 호황으로 이어지면서 GDP 성장률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올해 2분기 튀르키예의 가계소비는 1년 전보다 22.5%, 신용카드 사용액은 무려 112% 이상 증가했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4%, 수입은 5.8% 늘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계속 오르는 인플레이션이 가계소비에 타격을 주고, 에너지 위기 등에 직면한 유럽의 경제성장 둔화가 튀르키예 수출을 크게 위축시켜 올 하반기 경제가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튀르키예 수출의 주요 목적지 다수가 유럽이기 때문에 유럽의 경기침체 영향을 받을 거란 얘기다.
지난달 블룸버그의 설문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은 "튀르키예의 급격한 경제 성장세는 이제 거의 정점에 올랐다"며 "올해 3분기 GDP 성장률은 3.3%, 4분기에는 1.3%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물가상승률이 9~10월에 정점을 찍은 뒤 연말 60%대, 내년에는 2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컨설팅업체인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리암 피치 신흥국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튀르키예의 물가상승률은 85%에서 정점을 찍은 뒤 내년 초부터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매우 비전통적인 경제 정책으로 물가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연내 튀르키예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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