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허파' 아마존 열대우림 일부 영영 복원 불가"
남미 아마존 열대우림 훼손이 심각해 일부 지역은 영원히 원래 모습을 되찾지 못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아마존 시간 거꾸로 돌리기'라는 이름의 연구를 진행한 과학자들은 "파괴된 열대우림의 90%가 집중된 브라질과 볼리비아에서는 벌써 숲이 마르는 사바나화가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사회 환경 정보 좌표화 아마존 네트워크'(RAISG)와 '아마존 분지 원주민 기구 협의회'(Coica)가 아마존을 공유하는 9개국 모두를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아마존 환경 관련 연구로는 가장 광범위한 것입니다.
연구자들은 아마존을 공유하는 9개국 가운데 소국인 수리남과 프랑스령 가이아나 등 2개국만이 자국 열대우림의 절반이나마 원형을 보존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아마존 지역 511개 부족을 대표하는 원주민 기구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80%를 영구 보전하기 위한 지구적 차원의 협약이 2025년까지는 체결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은 아마존 열대우림은 이미 원래 면적의 74%에 불과합니다.
그 때문에 80%를 영구 보전하기 위해서는 이미 황폐해진 땅을 원래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한 노력이 시급합니다.
에콰도르 과학자로 이번 연구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알리시아 구스만 박사는 "원주민 공동체와 숲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원주민들이 더 많은 땅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정부가 뒷받침하면서 과도한 벌목과 채광을 허용하는 법적 하자를 없애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미 아마존의 거의 절반이 보호구역 또는 원주민 거주지로 지정돼 있지만, 이곳 열대우림지 손실은 전체 아마존 삼림 파괴의 14%에 이릅니다.
또 현재 분쟁 중이면서 정부로부터 보호구역으로 지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원주민 거주지가 약 1억ha에 이릅니다.
구스만 박사는 "숲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원주민들을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시켜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원주민들은 자신들의 땅이 수용되거나 기업들에 의해 남용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채광업자들이 가장 탐을 내는 곳이 바로 원주민 보호구역이나 거주지입니다.
원주민들에게는 큰 위협이 되는 채광은 대부분 은밀하고 불법적으로 자행되지만, 원주민 보호구역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곳에서 합법적 채광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에 과학자들은 각국 정부가 채광 신청을 거절하거나 취소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석유도 아마존 원주민들을 위협하는 요인입니다.
현재 남미 아마존 면적의 9.4%, 원주민 거주지나 보호구역의 43%에서 석유 채굴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특히 아마존 원유 수출량의 89%가 나오는 에콰도르 상황이 심각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 열대우림 가운데 석유 채굴지로 지정된 면적은 에콰도르가 절반 이상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페루 31%, 볼리비아 29%, 콜롬비아 28% 순입니다.
더 큰 문제는 아마존 전체 삼림 파괴의 84%를 차지하는 농업으로, 1985년 이후 아마존의 농지 면적은 3배로 늘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세계 최대 식량 수출국 가운데 하나인 브라질은 콩과 소고기, 곡물 등을 수출해 세계 각국을 먹여 살리면서 매년 수십억 달러(수조 원)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아마존 국가들과 이들 국가 채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국제금융기구와 기업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개발도상국 가운데서도 남미 각국의 채무 비율이 매우 높아 이들 나라가 삼림을 보전하는 대가로 빚을 탕감해 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아마존 열대우림 보전과 복원을 위해 ▲채광과 채굴, 방목, 댐 건설, 벌목, 기타 행위의 신규 허가와 투자 중단 ▲현지 생산과 공급의 투명성과 신뢰성 제고 ▲파괴된 삼림 복원, 원주민의 대표성과 권리 제고를 위한 거버넌스 구축 등을 포함한 13가지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사진=브라질 글로부 TV 화면 캡처,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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