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태풍이 앗아간 추석대목.."가격만 묻고 그냥 가요"

김호준 기자 2022. 9. 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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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오지 물건 값 비싸지 오히려 예전보다 손님이 더 없네요."

추석을 닷새 앞둔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20년 동안 과일을 팔았다는 상인 정모 씨도 "사과나 배, 감 가격이 너무 뛴 데다 수해로 물건마저 제때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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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찾기 힘든 전통시장 : 추석을 닷새 앞둔 지난 5일 한산한 모습의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시장 상인들은 “수해로 과일과 채소 값이 치솟은 데다 태풍까지 겹쳐 최악의 추석 명절을 보낼 것 같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김호준 기자

■ 전통시장·대형마트 ‘울상’

제사상 올릴 전 주문도 뚝 끊겨

값 뛴 과일은 제때 판매도 안돼

소비침체에 자연재해까지 겹쳐

풍성은커녕 ‘최악 한가위’ 될 판

“태풍 오지 물건 값 비싸지… 오히려 예전보다 손님이 더 없네요.”

추석을 닷새 앞둔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소영례 씨는 이처럼 푸념했다. 소 씨의 가게를 찾은 한 손님은 시금치 한 단에 7000원이라는 답변을 듣고서는 고개를 내저으며 발걸음을 돌렸다. 소 씨는 “시금치 값이 너무 올라 지난주까지만 해도 한 단을 1만 원에 팔았다”며 “남는 게 없어도 물건을 그냥 둘 수 없어 싸게 팔고 있지만, 이마저도 사가는 손님이 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연중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활기를 띠어야 할 전통시장·대형마트가 울상을 짓고 있다. 전례 없는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에 수해와 태풍 등 자연재해까지 이중, 삼중고의 악재가 줄줄이 겹친 탓이다. 상인들은 ‘풍성한 한가위’ 대신 최악의 명절이 될까 우려하고 있었다. 이날 돌아본 서울 시내 주요 전통시장은 고객 발길이 대부분 끊긴 상태였다. 통인시장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평소 때 같으면 제사상에 올릴 전이나 반찬을 주문하는 손님이 많았겠지만, 올해는 뚝 끊겼다”며 “얼마나 반찬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20년 동안 과일을 팔았다는 상인 정모 씨도 “사과나 배, 감 가격이 너무 뛴 데다 수해로 물건마저 제때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에서 과일을 파는 김모 씨도 “선물용 단체 주문도 지난 추석보다 반 토막 수준으로 줄어 형편이 어렵다”며 “다른 매장에 가서 물어봐도 모두 같은 답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올 추석 차례상(4인 기준)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은 총 27만9730원으로, 지난해(26만1400원)보다 약 7% 뛰었다. 전류를 부치는 데 필요한 밀가루(43.2%)와 두부(29.3%), 호박(24.6%), 동태포(7.4%)를 비롯해 제사상에 오르는 사과(19.8%), 대추(12.1%), 시금치(23.1%), 고사리(22.8%) 등 거의 모든 재료 값이 뛰었다.

대형마트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전날 매대에서 팔리지 않은 상품을 기존 가격보다 10∼30%가량 싸게 판매하는 알뜰 코너에만 일부 고객이 눈에 띄었다. 추석 때 친척과 먹을 음식을 준비하러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은 임모 씨는 “갈비와 계란 등 몇 개를 장바구니에 담지 않았는데도 10만 원이 훌쩍 넘었다”며 “최소한으로 장을 볼 예정”이라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전국 대형마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에 그쳤다.

김호준·최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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