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시간당 110mm 폭우에 포항·경주지역 침수 피해 잇따라

이영균 2022. 9. 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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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최대 재래시장 죽도시장 일대도 침수, 상인들 올 추석 대목 장사는 망쳐
하천·저수지 등 범람·붕괴 위험, 주민 3000여 명 긴급 대피
정전·산사태도, 포항·경주 형산강 홍수경보
포항 북구 용흥동 대흥중 뒤편 야산서 산사태
순찰차와 일반 승용차 침수 피해 속출

제11호 태풍 '힌남노' 북상에 따라 경북 포항과 경주지역에 엄청난 폭우가 일시에 쏟아지면서 침수와 정전 피해가 잇따랐다.

6일 포항기상대에 따르면 이날 새벽 포항 대송면에 시간당 104.5㎜, 포항 구룡포에 시간당 110.5㎜ 등 폭우가 내리면서 도심 곳곳이 물에 잠기는 사태가 이어졌다.

포항시 남구 인덕동 우방아파트 인근에 주차된 차량이 침수돼 있다.
또 형산강에 홍수경보가 내려진데 이어 하천·저수지 범람 우려로 주민 대피령이 이어지고 있다.

경주 2400여 명, 포항 6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포항에서는 이날 오전 3시 41분쯤 남구 청림동 1∼7통 지역이 침수됐고 연일읍 우복리, 창포동 두호종합시장, 장성동 시내 곳곳이 침수됐다.

포항 운하를 중심으로 물이 불어나 죽도동 일대도 물이 들어찼다.

포항시 남구 송도동 송림초등학교 주변 도로를 비롯해 송도해수욕장 일대 해안도로 등 송도동 곳곳이 침수돼 통행이 통제됐다.

동해면 행정복지센터 앞 도로를 비롯해 북부시장 일부 지역, 대잠 고가도로 아래, 옛 포항역사 주변, 선린병원 사거리, 오천읍 원리, 오천시장, 상대동 행정복지센터 인근, 장성동 두산위브 삼거리, 포스코 정문 앞 등에도 물이 차올라 통행이 통제됐다.

추석 연휴를 앞둔 6일 오전 경북 최대 재래시장인 죽도시장 일대가 물에 잠겨있다.
특히 남구 동해면 흥환1리나 호미곶면 구만리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이 발생했다. 장기면 대화천 일부 둑이 무너지면서 주변 농경지가 침수 피해를 봤다.

포항시는 밤새 동해면 지바우천에 물이 불어나자 인근에 사는 주민들을 복지회관에 긴급 대피하도록 했다.

또 대송면 제내리 칠성천이 범람할 위기에 놓이자 주민들을 대피하도록 했다.

장기면 대곡리에서도 계곡물이 불어나 주민 6명이 긴급 대피했고 학곡다리가 범람했다.

오천읍 냉천이나 대송면 우복천 등 하천 곳곳도 범람했거나 범람할 위기에 놓이자 시는 긴급 대피 명령을 내렸다.

도심지를 지나는 학산천이 범람하면서 대신동, 덕수동, 학산동 일대가 모두 물에 잠겼다.

이강덕 포항시장이 6일 오전 침수피해를 입은 창포동 빗물펌프장 일대를 점검하고 있다.
특히 이날 추석 연휴를 앞두고 경북 최대 재래시장인 죽도시장 일대가 물에 잠기면서 추석 대목 장사를 위해 물건을 미리 사놓은 상인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

죽도시장 상인 김모(55)씨는 “대목 장사를 위해 잔뜩 물건을 매입해 놓았는데 추석을 며칠 앞두고 불어닥친 태풍으로 인해 올해 추석 대목 장사는 망치게 됐다”고 하소연 했다.

이번 태풍으로 차량 침수 사태도 잇따랐다. 포항시 북구 우현동 아이유셀 아파트 삼거리와 남구 인덕동 우방아파트 인근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순찰차와 일반 승용차 등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주민이 고립됐다 구조되는 일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3시 33분쯤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한 시장이 침수돼 주민 5명이 고립됐다가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해병대 1사단은 이날 오전 6시 5분쯤 포항시 남구 청림동 일대가 침수됨에 따라 고립이 예상되는 주민을 구조하기 위해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2대와 고무보트(IBS) 3대를 남부소방서에 배치했다.

포항시 북구 용흥동 대흥중학교 뒤편 야산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포항 북구 용흥동 대흥중학교 뒤편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포항 효곡동 아파트 주민 21가구는 산사태로 경로당으로 대피했고 오천읍 주민 6명은 산사태로 고립된 상태다.

집중 호우로 구룡포 등 포항 시내 여러 곳에 정전이 발생해 현재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주에서도 침수 피해가 잇따라 주민들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이날 오전 6시 3분쯤 내남면 이조리 범람으로 이조1리와 2리 주민 583명이 긴급 대피했다.

또 비슷한 시간 건천읍 송선 저수지 범람 위기로 하류 건천천 인근 주민 900가구, 1800여 명이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

이와 함께 하동 저수지 붕괴 위험으로 하류 지역 주민들도 대피했다.

포항시 북구 우현동 아이유셀 삼거리에 순찰차와 일반 차량이 침수돼 있다. 독자제공
경주시는 이날 오전 8시 15분에는 왕산저수지 붕괴위험으로 인근 주민을 복지회관으로 즉각 대피하도록 안내했다.

경주시는 도로 곳곳이 물에 잠기자 노선버스 운행을 중지시키고 시민에게 문자로 안내하고 있다.

이날 오전 2시 40분쯤 강동면 유금리 지하도에서는 승용차가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운전자가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경주시는 이날 오전 7시 47분쯤 경주 톨게이트에 물이 들어차 상하 양방향 모두 폐쇄했다.

포항과 경주 형산강 일대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가 경보로 격상됐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6시 10분과 20분 형산강 포항(형산교) 지점과 경주(경동대교) 지점에 내려졌던 홍수주의보를 홍수경보로 각각 격상했다.

포항시와 경주시 관계자는 “시내 곳곳이 침수돼 이동이 힘든 만큼 가급적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포항·경주=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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