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지연 "'지킬앤하이드', 언젠가는 꼭 하고 싶어요" [인터뷰 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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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지연이 젠더프리 캐스팅에 대한 생각, 나아가 자신의 배우관을 밝혔다.
차지연은 "크지 않은 이 뮤지컬 시장에서 여배우들이 치고 나갈 수 있는 작품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라며 "내가 어쩌다 보니 젠더프리 캐스팅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게 됐는데, 그만큼 책임감도 생기고 역할의 무게감을 지키려 노력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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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배우 차지연이 젠더프리 캐스팅에 대한 생각, 나아가 자신의 배우관을 밝혔다.
5일 오후 차지연의 인터뷰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 모처에서 진행됐다. 차지연은 티브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개막한 뮤지컬 '서편제'를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서편제'는 故 이청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해, 로커와 소리꾼 사이에서 갈등하는 동호와 소리에 집착하는 아버지 유봉, 유봉의 열망에 상처받는 송화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0년 초연 이후 올해로 다섯 번째 시즌이자 마지막 시즌을 맞았고, 차지연은 매 시즌마다 주인공 송화 역을 맡아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왔다.
차지연은 스물아홉 살의 나이에 송화가 돼 마흔두 살이 된 올해까지 12년 간 송화와 함께했다. 그는 '이번이 마지막 시즌이 아니었어도 스스로 이번 공연이 '굿바이'라는 생각을 했었다"라며 "한 역할로 굉장히 많은 시즌을 공연하고, 인정과 사랑을 받았고 행복한 시간들을 지났다. 하지만 같은 자리에 계속 머무르는 건 나 스스로 가고자 하는 길과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은 행보라고 생각했다. 만날 때와 떠나보내야 할 때를 잘 판단하고 선택할 줄 아는 좋은 배우로 늙어가고 싶은 것이 내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평소 작품을 선택할 때 주연이냐 조연이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저 재미있는 작품인지, 내 구미를 당기게 하는지, 참여했을 때 얼마나 재미가 있을지 혹은 무대 위에서 살아있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것을 시도하려 했고, 이를 위해 드라마나 영화 등 매체에도 진출을 하거나 연극에도 참여하는 등 도전을 이어가려 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차지연은 그간 '광화문연가'의 월하, '더데빌'의 X, '아마데우스'의 살리에리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캐릭터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젠더프리 캐스팅에 도전해 오기도 했다. 차지연은 "크지 않은 이 뮤지컬 시장에서 여배우들이 치고 나갈 수 있는 작품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라며 "내가 어쩌다 보니 젠더프리 캐스팅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게 됐는데, 그만큼 책임감도 생기고 역할의 무게감을 지키려 노력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아무런 작품에나 달려가서 '나는 모든 걸 다 할 수 있어!'라고 외치는 게 아니다. 내가 참여해서 작품에 도움이 되고, 나도 함께 빛이 나는 작품을 찾아야 서로에게 윈윈인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차지연은 "실제로 '헤드윅' 젠더프리 캐스팅에 대한 논의가 오간 적이 있지만 결국은 출연이 불발된 적이 있었다"라며 "여성이기에 표현하기 힘든 한정적인 장면들이 있었는데, 이로 인해 관객들이 실망하시거나 서운해하는 부분이 없게끔 아이디어가 더 쌓이면 다시 만나보자고 제작사와 이야기를 마쳤다"라고 말했다. "사실은, 하겠다고 나선다면 해볼 수도 있을 법 했다. 하지만 딱 1회 특별 공연을 하고 '나 헤드윅 했어!'라고 말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지는 않다. 젠더프리를 단순히 이슈화를 위해 이용하거나, 가볍게 만들어 버리는 배우가 되고 싶지도 않다. 늘 신중하게 많은 것을 고려하려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12년 간 함께 한 송화를 떠나보내는 지금,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에 대해 묻자 차지연은 '지킬 앤 하이드'의 주인공인 지킬, 그리고 하이드 1인 2역을 남자 배우들과 함께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것 때문에 제작사 대표님 전화번호를 수소문해 직접 연락을 해보기도 했다. 정말 멋있게 꼭 해보고 싶으니 기회를 달라고 전화를 드렸었다. 하지만 대표님의 반응이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하데스타운'의 헤르메스 역을 언급하며 "기사를 통해 보니 젠더 프리로 캐스팅을 진행한다고 하더라. 너무 하고 싶다. '하데스타운'의 모든 음악이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그루브를 가지고 있다. 멋지게 노래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씨엘엔컴퍼니]
차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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