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 140엔 시대, 일본 중앙은행 저금리 언제까지 유지할까

박은하 기자 2022. 9. 5. 16:1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 경제지 "시장 VS 일은 2라운드 돌입"
"때 놓치고 급작스럽게 금리 올릴 수도"
엔화와 달러화/신화연합 자료이미지

엔·달러 환율이 1달러당 140엔을 돌파하는 등 엔저 흐름이 다시 가속화되고 있지만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일은)은 여전히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5일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달러당 140.12엔~140.53엔을 오갔다. 2일 종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 1달러=140.80엔으로 1998년 8월 이래 2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엔화를 팔아 달러를 사는 흐름이 우세했지만 주말 사이 환율이 크게 올라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올 연말 147엔대를 돌파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은과 시장이 금리를 둘러싼 ‘2라운드’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라운드’는 엔화 약세 국면에도 저금리를 유지한 일은의 판정승이었지만 2라운드는 장담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지난 6월 일본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가 0.255%를 넘어서 6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자 일은은 공개시장조작을 단행했다. 일은은 장기금리 지표가 되는 10년물 국채 수익률(금리)의 상한을 0.25%로 두고 있는데 금리가 이를 넘어서자 7년~10년물 국채를 대량으로 사들여 인위적으로 장기국채 금리를 낮춘 것이었다. 당시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것도 국채 금리를 낮추는 것에 도움이 됐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장기국채 금리가 낮아지자 해외 투자자들은 7월 일본 국채를 2조엔 어치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다소 높아지며 환율 문제도 숨통을 틔웠다. 1라운드가 일은의 승리로 평가받는 이유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은 총재는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4월까지 계속 저금리 정책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기로 한 미국 통화 당국의 잭슨홀 미팅 이후에도 이 방침은 유지됐다. 7월 일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4%로 4개월 연속 정부 목표치인 2%를 넘겼지만 아직 디플레이션을 탈출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각 기업의 임금협상을 바탕으로 내년 초 임금인상이 안정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이런 효과를 노리고 올해 최저임금을 역대 최대치인 3.3% 올렸다.

하지만 일은의 전략이 먹혀들지 의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일은이 지난 9년간 돈을 풀었지만 구매력 상승이 바탕이 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미국과 유럽이 금리 인상을 서두르고 엔저가 다시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부작용을 견딜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엔저로 원자재 가격과 수입물가가 상승하면서 임금인상 효과가 상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은이 앞으로도 저금리 유지를 위해 국채를 계속 사들이면 거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은이 부작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국채매입을 갑자기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되면 금리가 급등할 수밖에 없어 경제에 큰 충격을 준다. 일은이 1998년~1999년 국채매입을 중단하자 금리가 0.6%대에서 2.4%대로 뛴 적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년 동안 인위적 저금리로 왜곡이 많이 발생했다”며 “일은이 혼란을 피하며 출구전략을 마련할지, 투자자와 국민에게 예기치 않은 금리 인상의 고통을 안겨줄지 답을 찾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도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