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금리 더 이상 못 버티겠다"..영끌로 산 아파트 다시 파는 2030

조성신 2022. 9. 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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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고점 인식에 금리부담 겹쳐
30대이하 집합건물 매도인 비율↑
추가 금리 인상 예고
영끌족 매출 출회 가속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가 `영끌족`을 정조준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한 은행에 개인대출 안내가 되어있다. [이승환 기자]
20·30세대의 수도권 아파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빚투(빚내서 투자)' 현상에 잠잠해 지고 있다. 높은 대출 금리에 집값 대세 하락 분위기에 아파트 구매를 꺼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심지어 영끌·빚투로 산 아파트 등 집합건물을 금리 압박에 못이겨 다시 파는 이들도 늘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7월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 총 6636건 가운데 20~30대 매입은 2054건으로 전체의 31%를 차지했다. 매입 비율은 지난 6월(30.2%)보다 소폭 증가했으나, 1년 전인 작년 7월(38.7%)보다는 8%포인트 가까이 줄었다.

7월 수도권 연령대별 매입 비율은 20대 이하 6.1%, 30대 24.9%, 40대 24.2%, 50대 18.8%, 60대 12.9%, 70대 이상 7.3% 등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0대의 매입 비율이 약 32%에서 25% 수준으로 떨어지며 축소 폭이 가장 컸다.

수도권 가운데 20·30세대의 매입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경기로 조사됐다. 서울은 지난 6월 24.8%에 그쳤던 20~30대 매입 비율이 7월 들어 32%로 다시 상승했다. 다만 이는 1년 전인 작년 7월(44.8%)보다는 크게 저조한 비율이다. 인천과 경기는 각각 33.3%, 30.2%로 나타났다. 인천은 6월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경기는 매입 비중 감소세가 4개월째 이어졌다. 계속된 하락에 경기 매입 비율은 2020년 7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저조했다.

특히 경기에서도 경기 시흥의 2030 매입 비율이 작년 8월 43.4%에서 올해 7월 28%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화성도 48.4%에서 40.6%로 7.8% 포인트 하락했다. 오는 동탄신도시의 아파트값 하락이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동탄신도시에서 영업 중인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부분 아파트가 2년 전 수준 집값으로 내렸다"면서 "집값 상승기에 30대 젊은 부부의 매수가 활발했는데 지금은 발길이 끊겼다"고 말했다.

이같은 2030세대의 아파트 매입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대출 부담으로 수요 위축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도 현재 시장이 우려하고 있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작아지거나, 거래량이 과거 평균 수준으로 올라오기 전까지는 지금의 약세 국면이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자부담에 매입 주택 되파는 2030

가파른 금리 인상과 주택거래 절벽이 이어지면서 매입한 주택을 되팔고 있는 2030세대가 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매매)를 신청한 매도인은 총 4만852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만 19세부터 39세까지 20~30대 매도인 7784명이 포함된 수치다.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16.04%로 3개월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14.98% 수준이던 2030세대 비율은 2월 15.38%, 3월 14.94%를 등락을 보이다 4월 15.55%, 5월 15.27%, 6월 15.85%로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지역에서 4007건 매도되며 전국 2030세대 매도건수의 절반(51.48%)을 넘어섰다. 특히 경기도는 2061명이 매도에 나서며 26.5%를 차지했다. 이어 서울 16.91%, 인천 8.09%, 경남 7.3% 순으로 높았다.

집합건물 매도 배경에는 금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잇단 금리 인상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동반 상승하며 원리금 상환 등 이자에 대한 부담감이 더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거래시장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주택 보유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도 전체 매도(8322명) 중 15.81%인 1316명이 2030세대로 나왔다. 2030세대 매도 비율은 올해 5월 14.13%에서 6월 14.2%에 이어 3개원 연속 늘고 있다. 특히 동대문구의 경우 지난달 매도인이 104명으로 지난해 7월(44명) 대비 3배가량 증가했다. 광진구와 금천구도 각각 73명, 105명으로 1년 전보다 35.2%, 10.5% 늘었다.

반면 아파트 등 집합건물 매수세는 감소하고 있다. 지난 7월 서울 지역 집합건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매매)를 신청한 매수인은 총 9254명으로 이 가운데 2030세대는 3035명을 기록했다. 전체 매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월 34.5%에서 6월 33.6%, 7월 32.79%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초 3만521명에 달했던 첫 주택 마련 구입자 역시 2만5815명으로 주저앉았다. 이중 2030세대의 첫 주택구입은 1만6286명에서 1만4228명으로 감소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기존 60~70%에서 80%까지 확대하는 등 규제를 완화했지만, 얼어붙은 매수심리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는 본격적인 낙폭 확대 구간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매매·전세가 동반 하락과 추가 금리 인상 영향으로 초급매 물량이 재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들어 집값이 조정기에 접어들고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까지 늘어나자 전체 거래에서 2030 매도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5~8% 미만의 가계대출 금리를 지불하는 차주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시장에 상당한 압박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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